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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이베이의 G마켓 인수합병

오래전부터 소문으로 떠 돌던 이베이(ebay)의 G마켓 인수합병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관련 기사)






이 기사에서 소위 M&A 업계 사람의 입을 빌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기업 인수 합병에서 당사자들도 언제 인수 합병이 완료될 지 알 수 없다. 이 소문 즉 이베이가 G마켓도 욕심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2년 전부터 공공연히 나오고 있었다. 소심한 예측자들은 이미 옥션의 지배 사업자인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 합병하면 시장 독점적 지배자가 되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건 미국 이야기다. 한국은 가능하다. SK텔레콤이나 삼성 보면 모르나? 게다가 요즘 정권은 이런 문제까지 꼼꼼히 따지기엔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이런 국내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 타 이베이가 보다 적극적으로 G마켓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려를 하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안다. 미국 자본에 의해 국내 오픈 마켓이 지배 받는 상황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베이가 G마켓의 대주주가 되면, 그러니까 현재 이베이는 옥션의 대주주이고 G마켓은 옥션과 국내 오픈 마켓을 반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상으로 볼 때 이베이가 G마켓의 대주주가 되면 국내 오픈 마켓은 이베이의 지배 구조 하에 놓이게 된다. 그러니 걱정이 된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글쎄요?'다.

옥션과 G마켓의 주가는 바닥을 치고 있고 이베이가 두 회사의 대주주로써 얻을 수 있는 주가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럼 한국 오픈 마켓 시장이 큰가? 이 부분에 대해 두 가지 대답이 있다. 한국의 오픈 마켓 시장은 크다면 크지만 인구로 본다면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 또 다른 대답은 수익율과 지배적 구조인데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본다면 이베이가 G마켓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한국 오픈 마켓 시장의 90%는 G마켓과 옥션이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이 즈음에서 왜 이베이가 옥션을 먹은 것으로 부족하여 경쟁사인 G마켓의 지분을 인수하려 시도하는 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3년 사이 G마켓이 옥션을 따라 잡고 있고 이베이가 옥션을 인수한 후 후회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마켓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멍청한 주장이다. 한국 쇼핑몰의 오픈 마켓을 장악하기 위해 1, 2위 업체인 옥션과 G마켓의 지분을 인수한다? 기업 인수합병 시장이 그렇게 간단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업을 다 인수합병했을 것이다. 돈만 있으면 기업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공격적 인수합병)에 대한 과대한 믿음이 있거나 세상 물정 모르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G마켓 지분의 인수는 모 회사인 인터파크의 자본 확보에 대한 의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G마켓의 역사는 인터파크 자체의 사업 모델에서 파생한 것이 아니라 구스닥이라는 신규 사업 모델에서 시작했다. 인터파크가 G마켓을 나스닥에 직상장한 이유도 그런 태생적 차이에서 근거한다. 인터파크 입장에서 G마켓은 분명한 "자회사"지만 또한 "남의 회사"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인터파크는 훌륭한 조건을 제안하는 회사가 있다면 언제든 G마켓을 매각할 의지가 있었다는 말이다. 그게 하필이면 이베이였을 뿐이다.

다시 아주 멍청한 질문을 해 보자, "왜 이베이는 G마켓을 인수합병하려는 것일까?"

그리고 아주 멍청하게 대답을 해 보자,

"돈이 되니까."

맞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가장 멍청하게 보이는 것이 진실이다.


** 저 멍청한 주장에 아직도 동의하는 사람에게 한 마디만 한다, "한국 옆에 중국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