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도 돈 내고 하시죠?

갑자기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세이클럽이 생각났다.



로그인을 하고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는 방제를 만들고 기다렸다. 10분이 지났다.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바흐를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나 싶어 다른 방제(채팅방 제목)를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새로운 방을 만들고 제목을 정하려고 했는데 어절씨구? 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공지창이 뜬다.

하루 한 번 채팅방을 만드는 건 무료지만 그 다음부터는 돈을 내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24시간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채팅방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은 단 1회 뿐이라는 말이다. 새로운 채팅방을 만들고 싶으면 최소 3천원을 내라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이해한 순간 내 기분이 어떠했을 것 같은가?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왜 이런 우둔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 버렸을까?
둘째 세이클럽이 확실히 망하려고 작정을 했구나.
셋째 네오위즈의 상식이 이 정도였나?


네오위즈는 세이클럽의 운영사다. 세이클럽의 채팅이 돈이 되지 않았던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내외부적으로 세이클럽이 더 이상 웹 채팅을 운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던 걸로 안다. 그렇다고해도 하루에 한 번 채팅방을 개설할 수 있고 그 이상이면 돈을 내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닌가?

차라리 세이클럽이 채팅방을 닫는 게 맞지 않을까? 3000원 이상의 캐릭터 구매할 때 방장 아이템 즉 채팅 방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준다고 말한다. 이건 결국 "채팅하려면 돈 3천원 내라"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나? 좀 더 비약하자면 "세이클럽 물이 좋으니 여기서 채팅하려면 돈 내라"는 말이지 않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렇게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다른 이유가 있다면 bluemoonkr@gmail.com으로 (주)네오위즈 대표나 책임질 수 있는 답을 할 수있는 분이 메일을 주면 좋겠다. 내가 착각하고 있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네오위즈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성실한 사용자인 내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줬으면 좋겠다. 웹 채팅은 어차피 막장이고 채팅에서 원나잇 섹스나 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3천원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한 건 아니라고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말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증명한 것 아니겠나. 웹 채팅은 원나잇 섹스를 위한 도구일 뿐이고,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뻔히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것이고,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사용자의 욕구를 활용하여 수익을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아니라면 내게 이야기해 달라, "그게 아니다!"라고.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검 들어가도 그럴 수 있을까?


(주)네오위즈! 정말 진지하게 묻는다, "세이클럽"을 막장 서비스로 만들고 싶은가?


*p.s : 세이클럽이 생길 때부터 너무나 사랑했던 마음에 쓴 글입니다. 회사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분들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