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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 Tafiti, 검색 인터페이스의 비주얼

마이크로소프트가 타피티(Tafiti)라는 실버라이트(SliverLight) 기반의 검색 인터페이스를 공개했다. 실버라이트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멀티미디어 플랫폼이다. 비유하자면 매크로미디어의 플래시와 매우 유사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실버라이트를 플러그인이나 유틸리티 혹은 미디어 유틸리티라고 하지 않고 굳이 플랫폼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소프트웨어를 그렇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타피티 웹 사이트에 처음 접속하면 실버라이트를 설치하라는 메시지를 만나게 된다. 간단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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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구성 요소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은 아래와 같다.


1. 검색어 입력창

좌축에 메모지와 같은 형태로 검색어를 입력할 수 있다. 여러 개의 검색어를 저장하고 있는데 좌측에 보이는 메모장의 x 표를 누르면 현재 검색어가 사라지고 바로 이전의 검색어가 나타난다. 몇 개까지 나타나는지 시험해 보지 않았는데 바로 이전의 검색 결과를 보여 줄 뿐 네비게이션을 할 수 있는 기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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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에 'sign in'이 있는데 클릭하면 아래 그림처럼 윈도 라이브 ID나 패스포트 계정을 사용하여 접속할 수 있다. MSN 사용자라면 기존 아이디를 사용하여 접속할 수 있다. (물론 라이브 ID를 활성화한 경우에) 여담이지만 MS는 정말 끈질기게 SSO(Single Sign On)을 구현하고 있는 것 같다. 벌써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Digital Wallet을 비롯하여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SSO에 대한 집념은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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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흥미로운 것은 'feed back'링크인데 클릭을 하면 사용자의 클라이언트 이메일 프로그램이 실행되도록 하고 있다. 핫메일(hotmail.com)을 구동시켜도 될 법한데 왜 굳이 직접 이메일을 보내도록 한 것인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베타 버전이라 그렇게 한 것일까? 아니면 누구든 쓸 수 있는 공개된 검색 인터페이스라서? 잠깐 고개가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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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검색 결과 인터페이스

중앙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는 기존 검색 결과 인터페이스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두 개의 칼럼(단)으로 구분하여 좌측 칼럼은 검색 결과 문서의 제목과 최상위 도메인을 보여주고 오른쪽 칼럼은 그 문서의 요약본(summary)을 보여주고 있다. 좌측에 검색어가 나타나 있는데 굳이 최상단에 검색어를 반복하여 보여주는 것은 비주얼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오버페이스한 것이 아닌가 싶다. Tree View는 검색 결과를 또 다른 비주얼로 보여주는 것인데 뒤에 다시 설명하겠다.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MS의 라이브 서치(www.live.com)의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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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검색 카테고리

좌측 하단을 보면 빙빙 도는 5가지 검색 카테고리(rotation category)가 있다. 각각 웹 문서, 뉴스, 이미지, RSS, 책을 의미하는 이미지인데 클릭을 할 때마다 지금 검색한 검색어에 대한 각 카테고리의 결과를 중앙에 출력한다. 타피티의 인터페이스 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이 이 인터페이스였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의 통합 검색과 구글의 웹문서의 통합 페이지 랭크 시스템을 비교 분석한 바 있다. 타피니의 이 인터페이스는 통합 검색과 웹 문서에 대한 페이지 랭크 시스템의 장단점을 나름대로 재해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통합 검색과 웹 문서 페이지 랭크는 기술적으로 볼 때 큰 차별성이 없다. 네이버가 10가지 카테고리(책, 지식in, 블로그 등등)를 함께 보여 주는 것이 통합 검색이라고 해도 개별 카테고리에 대한 페이지 랭크는 존재한다. 즉 각 카테고리의 상위 페이지 구성 - 보통 '가장 적합한 결과'라고 표현하는 - 의 알고리즘이 존재하기 때문에 통합 검색의 알고리즘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몇 십억 개의 페이지에 대해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결과를 보여주는 것과 통합 검색은 기술적 차별성이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결과가 더 만족스럽냐의 차이일 뿐이다.

타피티의 좌측 하단에 있는 5가지 카테고리는 클릭을 할 때마다 각 카테고리에 맞는 검색어의 결과를 화면에 뿌려 준다. 이것은 기술적으로 과거의 검색 결과 인덱싱 기술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MS의 타피티가 일정 수준에서 "통합 검색"을 받아 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소한 20개나 50개의 카테고리를 보여 주는 대신 사용자가 가장 '원한다'고 생각하는 5개의 카테고리만 제안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MS는 타피티의 인터페이스에서 사용자가 가장 원하는 검색 결과를 한 번의 클릭으로 볼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구글이나 야후와 다른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의아한 것은 RSS 로고가 붙어 있는 'feed'라는 버튼이다. 이 버튼을 클릭하면 검색어에 대한 feed 결과를 보여 준다. 대개 블로그의 결과가 나오는데 왜 동영상 대신 'feed'를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구글이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결과에 집중하고 있으니 MS는 블로그를 노려 보겠다는 속셈일까?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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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검색 결과 상단

타피티는 메인 인터페이스는 3개의 칼럼(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좌측 칼럼에 대한 설명은 이미 1,2,3항을 통해 설명했다. 중앙 칼럼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인데 1,024 px의 넓이의 해상도를 고려한 인터페이스였다. 800 px의 인터페이스를 고려했다면 검색 결과가 일부 잘렸을 것이다. 좀 험하게 말하자면 타피티의 인터페이스는 '그냥 한 번 만들어 봤어' 정도라고 폄훼해도 무방할 정도로 엉망이다. 브라우저의 크기를 줄이면 그에 맞게 인터페이스가 변하긴 하지만 가장 오른쪽의 검색 결과 스크랩, 태깅 칼럼은 사라져 버린다. 실험적이라고 보면 인정할 수 있지만 또 다르게 생각한다면 막장 인터페이스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중앙의 인터페이스는 좌측 검색어를 반복하는 최상단 검색어 창이 있다. 이 창을 클릭해 봐야 아무런 변화가 없다.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는 이런 메뉴에 배경까지 입혀서 중앙에 버티게 만든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냥 '멋지지 않니?'라고 묻는 것 같다. 바로 아래는 검색어에 대해 어떤 카테고리의 결과가 나왔는지 (웹 문서인지, 이미지인지, 뉴스인지 등등)를 보여주고 전체 검색된 문서의 숫자를 보여 준다. 중앙의 'Tree View'는 바로 다음에 설명하겠다. 오른쪽은 "검색된 결과에 대한 재검색"이라는 옵션을 제공한다. 즉, 현재 검색된 결과에 대해 또 다른 검색어를 입력하여 재검색(필터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할 수 있도록 한다. 불린 검색(Boolean Search)을 시도한 것인지 아니면 검색 결과에 대한 재검색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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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ree View

검색 결과 중앙에 나타난 'Tree View' 링크를 클릭하면 아래 그림처럼 나무와 가지의 형태로 검색 결과를 보여 준다. 실버라이트로 구현된 비주얼(화면)은 생각했던 것보다 역동적이지 않고 예전에 많이 봤던 비주얼의 반복이다.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 검색 인터페이스라는 한계를 둔다면 창조적일지도 모른다 - 창조적인 역량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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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일본의 NEC에서 했던 프로모션 페이지를 연상하게 하는 비주얼이다. 타피티의 Tree View와 비교할 수 없는 Ecotonoha 의 비주얼을 본다면 Tree View가 얼마나 허망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비주얼을 보기 전에 반드시 컴퓨터의 사운드를 켜라. 오래된 비주얼이지만 후회는 없을 것이다. (꼭 이 비주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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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검색 결과 저장하기와 태깅

타피티의 가장 오른쪽 칼럼(3번째 칼럼)은 사용자를 위한 공간이다. 검색 결과를 스크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검색 결과에 자신의 태깅 혹은 메모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나도 이런 건 귀찮아서 적지 않아'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검색 결과를 즐겨찾기(북마크, book mark)에 저장하는 기능을 지원하는 정도라면 소셜 북마크 기능을 대체한다고 볼 수 있다. 검색 인터페이스에서 이런 시도는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즐겨찾기를 저장하거나 딜리셔스에 저장한다. MS 뿐만 아니라 나도 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궁금하다. 어쨌든 MS는 타피티에 이런 기능을 넣었다. 딜리셔스나 디그닷컴이 소셜 북마크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다고 해서 MS가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 그들이 잘하는 건 잘하는 것이고 MS가 잘하는 건 또한 MS가 잘하는 것이다. 특허로써 보호받지 못하는 이상 MS가 검색 결과에 스크랩 기능과 태깅 기능을 넣는 건 이상하거나 비겁하다고 모욕할 이유가 전혀 없다.

더구나 내가 해 보니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다른 검색 사용자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MS가 이런 사용자의 마음을 모를리 없다. 타피티가 살아 남는다면 분명 다음 단계는 태깅한 데이터의 공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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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결론

타피티에 대해 국외 IT 관련 웹 사이트에서는 혹평을 하는 것을 봤다. 특히 테크크런치의 어떤 글은 "이걸 누가 쓸까?"라는 제목으로 타피티를 소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주장이 굉장히 편협하고 검색은 반드시 웹 인터페이스 혹은 브라우저 인터페이스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편견에 기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MS는 타피티를 기획하며 분명히 데스크톱 검색을 염두에 두었다고 생각한다. 웹 브라우저에서 실버라이트 플랫폼에 기반한 타피티는 그냥 예쁘기만 하고 별 쓸모가 없는 인터페이스로 보일 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OS(운영체제)에 기본 장착된다면? 아래 그림을 보라. 우리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윈도XP의 검색 인터페이스다. OS를 장악한 MS가 OS의 검색 인터페이스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MS는 분명 OS를 염두에 두고 타피티를 만들어 본 것이라 생각한다. 구글이 웹을 소프트웨어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다면 MS는 OS를 웹으로 만들고 있다. 타피티는 그 싸움의 일부를 시사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멍청한 MS라고 키득대며 쉽게 지나칠 일이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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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피티(Tafiti)는 무슨 뜻인가?

이 단어를 검색하니 한 MSDN의 한 블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Well, Tafiti in Swahili means 'Do Research'! But at Microsoft, it's just another code name for the new Silverlight web search portal that is powered by Live Search! It's still an experimental web site and ties in two new trends: Specialization of Search & Richer User Experience. (from : http://blogs.msdn.com/mithund/archive/2007/08/21/what-is-tafiti.aspx)

말하자면 스와힐리 언어로 '찾아봐!'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MS는 이 단어를 실버라이트와 라이브 서치에 기반한 웹 서치의 코드명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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