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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다음은 왜 플래닛을 지키려는가?

(주)다음 커뮤니케이션즈는 왜 플래닛이라는 죽은 서비스를 그토록 지키려고 하는가?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왜 다음이 스스로 혁신하겠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플래닛을 그토록 유지하려고 애쓰는 지 정말 알 수 없다.

다음 플래닛(planet.daum.net)은 확실히 실패한 서비스다. 어제 실패한 서비스도 아니고 벌써 2년 전에 실패가 확정된 서비스다. 그런데 다음의 곳곳에 플래닛으로 연결되는 각종 링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심지어 로그인한 상태에서 아이디를 클릭하면 플래닛으로 이동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로그인한 후 자신의 아이디(닉네임)를 클릭하면 다음 플래닛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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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음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지 3년이 넘어가지만 그 동안 수 많은 사람을 만나서 다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단 한 명도 플래닛을 쓴다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실제 랭키닷컴이나 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보아도 다음 플래닛의 트래픽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 종사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겠지만 - 특히 플래닛 담당자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 다음 플래닛은 오래 전에 죽어 버린 서비스다. 그런데 왜 다음은 여전히 로그인한 상태에서 닉네임을 클릭하는 걸 다음 플래닛으로 연결해 두는 걸까? 이 트래픽은 상당하다. 이 링크를 다음 블로그로 연결해 둔다면 충분히 효과가 있다.

네이버는 어떨까? 네이버는 오래 전에 로그인한 상태에서 닉네임의 링크를 클릭하면 회원의 블로그로 옮기는 식으로 링크를 바꿨다. 아래는 네이버에서 로그인을 한 후 닉네임 부분을 클릭했을 때 화면이다. 닉네임 링크를 클릭하면 자신의 블로그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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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측에서 무슨 이유로 여전히 플래닛에 링크를 연결해 두는 지 모르겠다. 묻고 싶은 생각도 없다, 뭔가 이유는 있겠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음 블로그는 블로거기자단 즉 미디어다음의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저 부분 - 로그인한 후 링크의 URL - 을 결정하는 부서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나라면 절대 저런 식으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왜 로그인한 사용자를 죽은 서비스인 플래닛으로 연결하는가? 살아 있는 서비스, 살아 나려고 발버둥치는 서비스인 다음 블로그로 연결해야 할 것 아닌가? 블로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메일이나 카페로 연결하든가. 왜 하필이면 죽은 서비스인 플래닛인가. 우리가 이해 못하는 무슨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 아니면 죽은 서비스에 대한 애도의 표시인가?

물론 해당 서비스의 입장이 있을 것이니 더 이상 주장하고 싶지 않다. 어쩌면 그렇게 멍청하냐라고 비난하거나 바보같은 짓 거듭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정말 멍청하다. 다음은 카페나 메일 때문에 로그인하여 서비스를 즐기는 사용자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을텐데 왜 그런 트래픽이 될만한 서비스 - 블로그나 미디어다음의 블로거기자단 - 로 밀어주지 않고 다 죽어 버린 플래닛 같은 서비스로 밀어 주나? 물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정말 멍청하기 이를데 없다. 자기들이 멍청하게 일하겠다는데 내가 다음 주주도 아니고 돈 받고 컨설팅하는 것도 아닌데 열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근데 진짜 바보 같다.

1등하다 밀려난 2등은 항상 이유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