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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KBS 홈페이지, 뭐 이런...

지금 KBS1에서 <해바라기>라는 중국 영화를 하고 있다. 중국의 현대사를 중국민의 일상을 통해 추론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방금 kbs.co.kr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KBS 홈페이지는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리뉴얼 되어 있었다. 어떻게 웹 사이트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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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방송국의 웹 사이트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지금 방영되고 있는 어떤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새롭게 개편된 KBS 웹 사이트는 이런 사용자의 요구를 태연히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 최상단의 네비게이션(GNB)은 별 다른 변화가 없다. 그러나 상단 중앙 영역을 보면 이번 개편(언제 바뀌었는 지 알 수 없지만)은 kbs.co.kr을 미디어 사이트로 바꾸려는 노력이 보인다. 메인 페이지의 중앙 상단 영역은 아래 그림처럼 토글 기능이 있고 뉴스 정보를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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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편한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고, 내가 컨설팅을 하지도 않은 사이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KBS 채널 청취자 입장에서 현재 KBS 웹 사이트의 인터페이스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터페이스인 지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KBS 9시 뉴스를 위한 웹 사이트를 따로 만드는 게 속 편하지 않을까.

예전에 KBS가 아닌 타 매체 공중파 웹 사이트에 대한 조언을 해 준 적 있다. 그들은 웹 2.0이나 미디어 웹 사이트의 특징에 대해 내게 많은 질문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간 후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귀사의 웹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최대 요구는 무엇인가요?"

또 한 번 난상 노론이 벌어졌다. 이런 저런 사용자의 요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방송사 웹 사이트의 역할과 노출해야 할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 시간 쯤 지난 후 다른 질문을 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웹 사이트를 찾는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그러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웹 사이트를 담당하는 팀의 팀장에게 이 질문을 했을 때 "아마도... ** 퍼센트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 강연회를 마치며 사람들에게 물었다,

"도대체 여러분의 주요 고객은 누구입니까? 네이버 사용자? 다음 사용자? 아니면 KBS 웹 사이트 사용자? 만약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의 주요 사용자는 텔레비전을 켜고 지금 여러분의 채널을 보고 있는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웹 서비스 컨설팅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이런 경우에 처한다. 정말 자신의 사용자는 저기에 있는데 단지 자신들이 웹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이유 때문에 자신의 주요 고객이 여러 웹 사이트를 배회하는 규정되지 않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네티즌'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러한가? 정말 자신의 고객이, 사용자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자신의 웹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인가?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던지고 있지만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우리는 정말 쉬운 것이 진리라는 걸 잘 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잘 모른다. 사람들은 복잡한 상황은 복잡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을 믿지 못하고 조언을 해 주는 사람도 믿지 못하고 심지어 사용자조차 믿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복잡한 문제는 복잡한 대안 때문에 더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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