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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데이터 과용의 인터페이스

컴퓨팅을 잘 하는 사람도 가끔 정신 차리고 볼려면 너무나 복잡한 것이 현재의 데이터 과용 인터페이스다. 하나의 웹 페이지를 열 때 수 많은 텍스트와 링크와 숫자가 나온다. 그렇다고 심볼릭으로 모두 정리하는 것도 멍청한 짓인데, 이건 마치 웹 페이지를 암호화하는 것과 같다. 텍스트, 링크, 수치의 과용은 접근성에서 큰 문제가 된다. 도대체 왜 내가 이런 수치까지 봐야 하는 걸까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수치 중 이 수치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양심껏 판단해야 한다.

상세한 것이 친절한 것은 아니고, 많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은 적절하게 쓰라는 것이고 웹 서비스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디폴트(default)는 적절해야 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옵션(option)을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개발 단계에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야 하지만 인터페이스 구현 단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디폴트 값을 제안해야 한다. 간혹 이 둘을 거꾸로 적용하는 사례가 있다. 개발 단계에서는 별 다른 데이터 값을 기획하지 못하고, 인터페이스 기획 단계에서 수 많은 데이터를 노출하도록 기획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획을 하며 개발 공정이 확대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 진다.

기획은 개발 단계에서 정의한 '수집 데이터 목록'을 참조하여 인터페이스에서 노출되는 수치나 콘텐츠를 정의해야 한다. 만약 기획 단계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노출하고 싶다면 개발 단계의 기획서를 수정해야 한다. 스토리보드의 한 구석에 "오늘의 방문자 **명"이라는 한 부분을 추가하는 건 기획자에겐 단지 파워포인트에 박스 하나 추가하는 일이다. 그러나 개발자에겐 수 백만명의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실시간 히트수를 뽑아 내야 하는 힘든 일일 수 있다. 그 하나의 박스 때문에 엔터프라이즈 서버를 10대 더 설치해야 할 수 있고, 로그 서버를 직접 만들어야 할 수 있다. 상급 웹 서비스 기획자가 되려면 이런 것에 매우 민감해야 한다. "보기에 좋더라", "사용자가 원한다"는 식의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기획자가 인터페이스를 기획할 때는 반드시 '데이터'를 함께 기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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