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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무선 공유기

지역 케이블TV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 달 이사를 하며 TV 쪽에 인터넷 케이블이 개통되는 통에 거실에서 인터넷을 하려면 꽤 불편했다. 이 기회에 무선 공유기를 사야겠다고 생각했고 오늘 마트에 갔더니 세 종류의 공유기가 있었다. 뭐가 뭔지 잘 몰라서 한참 포장지의 설명글을 읽다가 하나를 들었다. 4만원 대의 무선 공유기를 들고 나오다가 바로 옆을 보니 랜 케이블을 팔고 있었다. 무선 공유기는 던져 버리고 5m 짜리 랜 케이블을 샀다. 4천 2백원.

짧은 랜 케이블 때문에 거실 소파에 앉아서 컴퓨팅을 할 수 없었는데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었다. 물론 침실이나 작은 방 혹은 식탁 등에서 자유롭게 쓸려면 무선 공유기가 훨씬 좋을 것이다. 그러나 침실에서 컴퓨팅을 할 생각은 전혀 없고 식탁 정도의 거리면 5m 케이블로 충분히 닿는다. 바닥에 걸리적 거리는 라인도 조금 고생만 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무선 공유기를 통한 홈 네트워킹이 훨씬 편리한 건 분명하지만 항상 컴퓨터를 붙잡고 사는 내 입장에선 무선 공유기를 설치하면 화장실까지 컴퓨터를 들고 다닐 것이 뻔하니 건강을 위해 랜 케이블을 선택한 것이 낫다고 본다.

다른 관점에서 랜 케이블은 내가 지금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준다. 랜 케이블을 뽑는 순간 네트워크에서 단절되고 그냥 컴퓨터가 된다. 나는 아날로그의 느낌을 꽤 좋아하는 것 같다. 또 모를 일이다. PS3나 XBox를 사고 더 많은 모바일 기기를 산다면 이들을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지도. 하지만 지금은 일단 아니다. 컴퓨터 자체는 디지털이지만 그것이 일상화되니 컴퓨터 또한 아날로그의 모습과 디지털의 모습으로 나눠지는 것 같다. 영원한 것은 없고 항상 변화하기 마련이다.

사실 나는 지금 훌륭한 기종의 노트북보다 편안하고 고상한 느낌의 책상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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