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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시장 예측

내가 지금 어떤 웹 서비스를 만들려 할 때 그 서비스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만드는 것이다. 물론 개발하는데 몇 주일 정도가 걸리는 것이라면 현재를 기준으로 만든다고 말할 수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그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성장하는 것은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이나 운영의 기간이 아무리 짧더라도 실상 미래를 예측하고 만드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예측의 주요한 부분은 시장(market)이라 불리는 것이다. 상품, 유통, 소비자가 존재하는 시장 말이다.

시장의 예측은 매우 어렵고 무형의 가치를 제공하는 대부분 웹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전문적 노력을 요구하는 시장 예측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몇 가지 원칙만 안다면 시장 예측은 도전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다. 초보 웹 서비스 기획자거나 시장 조사를 위한 자원이 부족한 업체도 할 수 있는 시장 예측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실물 유통을 파악한다.
2. 각종 지수를 파악한다.
3. 진입 마켓의 정확한 위치를 규정한다.

첫번째 실물 유통을 파악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또한 가장 확실한 시장 예측 방법 중 하나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웹 서비스는 유형의 상품에 의해 규정된다. 네이버 광고 검색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그 대립점에 있는 광고 매출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벼룩시장이나 가로수, 신문/잡지 광고 시장의 추이를 파악함으로써 시장 예측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제로써 UC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려면 UCC의 대상이 되는 멀티미디어 특히 동영상을 저장하는 매체가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 지 파악해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의 유통량은 지난 5년 간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국내에 유통되는 휴대전화 중 디지털 카메라 기능이 있는 것은 몇 퍼센트나 되며 몇 대나 유통되었는가? 그외 동영상을 플레이할 수 있는 매체의 유통량과 향후 전망은 얼마나 되는가? 이런 자료를 찾아 보라. 단 막연히 몇 퍼센트가 아니라 정확한 숫자를 찾아야 한다. 숫자를 찾았다면 그로 인해 생산되는 UCC의 총량이 얼마나 되는 지 파악해 보라.

각종 지수는 거시적 관점에서 시장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 물가 지수, 원자재 가격 변동, 원유 가격, 주가 변동 지표 등은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근거 기준이 된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물가 지수가 높아진다고 하여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도토리 판매량이 급감할까? 그건 논리적 비약이다. 관계는 있지만 필연적이지 않다. 주요 지수는 거시적 관점에서 시장 변동을 예측할 때 사용할 수 있으나 언제나 시장은 일률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사가 만들려는 웹 서비스가 거대한 변화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진입 마켓의 정확한 위치를 규정하는 것은 각종 예측을 위한 리서치(research) 자료를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함이다. 자신의 서비스가 속한 마켓이 어떤 큰 마켓에 포함되어 있으며 유사한 마켓은 어디이며 하위 마켓은 무엇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시장 예측을 위해 아무리 훌륭한 자료를 대량으로 수집했더라도 자신이 속한 마켓이 뭔지 모르거나 잘못된 판단을 한다면 결국 잘못된 예측을 하게 된다.


짧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지만 웹 서비스 기획자들도 반드시 시장 예측을 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3가지 방법을 사용해도 큰 도움이 된다. 웹 서비스 기획자가 설득해야 할 최초의 대상은 자신이고 그 다음은 회사의 경영진이다. 자신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경영진을 설득하지 못하면 웹 서비스는 현실이 되지 못한다. 경영진은 웹 서비스 기획자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을 속이려하지 말고 그들의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

이런 지난한 과정에 지치지 말자. 자신과 경영진을 설득해야 비로소 웹 서비스 개발에 들어갈 수 있고 또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마케터를 설득해야 한다. 그렇게 설득을 하며 웹 서비스를 완성시키면 비로소 소비자와 만날 수 있다. 그들을 설득하는 건 지금까지 한 일과 전혀 별개의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러니 기껏 시장 예측하는 정도에 지치면 곤란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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