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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블로그는 도구 그 이상, 그러나 뚜렷한 한계

블로그는 도구에 불과한가? (from : CN의 연습장)


어떤 블로거의 글은 내용보다는 제목이 훨씬 뛰어나다, 이번 경우처럼. 나는 한국에서 블로그 신드롬이 생성되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줄기차게 '블로그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블로그가 도구에 불과하니까 블로그는 곧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없다. 내 선언 즉 블로그는 혁신적 시스템이 아니라 패션이자 트랜드라고 말한 것은 블로그를 과도하게 찬양하고 자신도 이해 못하는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프로그래밍된 코드와 공동의 규약 그리고 그것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무슨 잘못인가? 그걸 제대로 해석해야 할 사람들이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과장하고 비약하는 것이 잘못이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를 도구에 불과하다고 설파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는 도구에 불과하다. 블로그는 이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했지만 사실 그 변화는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튀어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런 것을 '역사적 필연'이라고 부른다. 이런 관점에서 블로그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분명히 존재하는 선택 가능한 도구일 뿐이다. 블로그를 쓰지 않고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의지와 주장은 없다. 그래서 블로그는 도구일 뿐이다. 트랙백과 RSS 또한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도구들이 충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랙백과 RSS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블로그 속에 있기 때문에' 급속도로 배포되고 있다.

언뜻 볼 때는 그것이야말로 블로그가 만들어 낸 innovation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아니다. 블로그는 단지 도구일 뿐이며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다. 블로그가 없었더라도 세상은 지금 보고 있는 것, 지금 분석하고 있는 것처럼 변할 수 밖에 없었다. 블로그는 반드시 사라진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는 영원할 것 같은가? 반드시 사라진다. 인터넷이 영원할 것 같은가? 아니다. 이것도 반드시 사라진다. 다만 그게 우리 생과 비교하여 얼마나 짧은가 긴가의 차이일 뿐이다. 하긴 평균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천 년을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그래서 블로그가 도구인가 아니면 그 자체로써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인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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