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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컨설팅의 원칙

1. 클라이언트에게 희망을 주는 말과 그렇지 않은 말 모두 쓸모 없다.
2.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온다면 계약을 파기하라.
3. 클라이언트의 직원은 컨설턴트와 직급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4. 책임질 말만 하지 말고 말한 것을 책임 져라.
5. 일을 할 수 있는 비용을 청구하라.
6. 클라이언트를 모욕하지 말라, 그러나 바보라면 깨닫게 하라.
7. 산출물을 과대 포장하지 말라.
8. 칼라 출력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컨설팅 비용에서 할인하라.
9. 컨설팅을 받는 방법과 컨설턴트를 부려 먹는 방법을 알려 줘라.
10. 현실은 냉혹하다, 그것을 알려 주고 길잡이가 되는 게 컨설턴트다.

23:45, 지하철 역에서 걸어 내려오며 "컨설팅과 식사 비용"에 대해 생각했다. 대부분의 컨설팅은 해당 업체에 파견을 나가 진행을 한다. 컨설팅이 진행되는 중 회사의 간부나 담당 실무자와 식사를 함께 하거나 회식에 참석하는 경우는 흔하다. 이럴 때 나는 더치 페이를 하고 싶었지만 대개 그런 행위는 불필요한 예의라는 지적을 받곤 했다. 1인 사업자로서 컨설팅을 할 때 나는 그런 관행에 대해 일부분 수용을 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비용 외의 대접에 대해 돌려 주곤 했다. 다섯 끼니를 얻어 먹었으면 그만한 금액의 식사를 다시 대접하곤 했다.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만약 클라이언트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면 가급적 거절하십시오. 부득이하게 식사를 해야 한다면 반드시 더치페이를 하시고 클라이언트가 지불을 했다면 그것을 반드시 제게 알려 주십시오."

나는 다른 컨설팅 업체의 관행이나 다른 컨설턴트의 행위에 대해 알 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클라이언트에게 청구한 비용에는 식사와 교통비 등 활동 비용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그러니 컨설팅이 진행되는 동안 클라이언트에게 결코 다른 비용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커피 한 잔도 얻어 마셔서는 안되고 물 한 잔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 사소한 행위에서 원칙을 어기기 시작하면 더 큰 원칙에 대해서도 관대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컨설턴트는 마치 클라이언트의 회사에서 상사나 손님처럼 대접 받길 원한다.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하며 더 많은 조건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클라이언트는 왜 컨설턴트를 찾았는가? 그들은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어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도움을 주기 위해 파견된 자들이 열성과 헌신으로 응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도움이 아니다.

내가 스무살 적 농활(농촌 활동)이란 걸 간 적이 있다. 농활에 나선 대학생들은 농민들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고 농민들이 제공하는 어떤 편의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농활에 나선 대학생들은 도움을 주기 위해 간 자들이기도 했지만 농민들의 삶을 경험하고 연대의 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작은 노동력을 주기도 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대학생들이 얻는 것이 훨씬 많았다. 농활의 원칙은 너무나 진지한 것이어서 새벽 6시에 일어나 12시간을 노동하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잠드는 경우가 흔했다. 밤 10시가 넘어서 진행되는 총화 시간에는 벽에 등을 대지도 못하고 1시간이 넘게 오늘 한 일에 대해 토론해야 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그리고 겨우 한 달 정도의 농활로 대학생들의 인생이 얼마나 바뀌었나 확신할 수 없지만 내가 그 시간을 거치며 분명히 배운 것이 있다. 도움을 주는 자는 또 다른 도움을 원해서는 안된다.

내 컨설팅의 원칙은 매우 많고 세세한 부분까지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 원칙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원칙은 지킬 때만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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