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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10년 후, 블로그

지난 몇 년 간 잊을만하면 다시 튀어 나오는 질문이 있다.

"10년 후 내 블로그의 글은 계속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호스팅 받는 업체에게 10년 치 호스팅 비용을 지불하면 될까? 아닐 것이다. 이 회사가 언제 망할 지 어떻게 알겠는가. 코스닥 스타지수인 NHN의 네이버에 남겨 두면 될까? 그것도 알 수 없다. 네이버가 몇 년 후에 블로그 서비스를 접는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결국 회사는 언제든 망할 수 있고 무료로 쓰는 서비스는 사용 약관 상 사용자 데이터를 영구하게 보존해야 할 의무가 없다. 때마다 백업을 해서 은행에 보관해 둘까? 심지어 나는 이런 류의 서비스를 직접 만들려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고민을 해 왔지만 여전히 대안이 없다.

내가 고민했던 대안 중 그나마 스스로에게 훌륭한 대안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공공 웹 하드 서비스의 구축이다. 나는 정부나 아쉬우나마 삼성전자 같은 곳에서 공익성이 가득한 웹 하드 서비스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용량이 그리 많을 필요는 없다. 기능이 훌륭한 이유도 없다. 다른 일반적인 웹 하드 서비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이나 외부 링크가 존재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장기간 보존"만 잘 하면 된다.

반면 일반적 서비스에 비해 특히 강화되어야 할 부분도 있다. 해킹이나 직접적 침입에 대한 보안, 지진이나 화재/천재지변에 대비한 건축, 전자적 유실에 대비한 백업 등등. 사실 정부가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는 이상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이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고 대신 얻을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이 정부가 이 정보에 접근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가지는 것이 먼저겠지만. 빅 브라더라고 비난하며 덤벼들 것이 뻔하다.

고민은 여전하지만 특별한 대안은 없다. 몇 년에 한 번씩 하드 디스크에 모든 자료를 백업하고 전자기적 영향이 가장 적은 곳에 보존하는 정도가 대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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