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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남자와 개와 조련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질 않는가..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지.. 넌 이게 안돼.. 하지마.. 안돼.. 이런식은 원래 남자한테 통하질 않는 것 같다. 이제 겨우 한살을 넘어선 14개월박이 우리 아들놈도 하지마!! 안돼!! 하지마!! 하면 끝까지 한다. 아빠의 지위,가오 이런건 어차피 그녀석 안중에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쁜짓을 하고 나면 잘했어요..잘했어요 하면 계속 이쁜짓을 하기 시작한다.

(from : 남자 == 개 ??)

그럼 개 조련사에게는 어떤 칭찬이 필요할까? 당신의 조련 방식이 옳다, 훌륭하다는 칭찬과 개과천선한 개들의 목록이 곧 칭찬이 된다.

또 다른 생각 하나. 포탈이나 다른 웹 서비스에 대해 비판하는 방식에 대해 나는 늘 내가 너무 칭찬에 인색한 것이 아닐까 고민을 한다. 잘하는 건 잘했다고 칭찬을 해 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긴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은 건 또 뭔가. 네이버에 대해 지난 36개월 간 줄기차게 욕을 해 대긴 했지만 드문 드문 잘한 건 칭찬을 했다. 당시에 네이버의 웹 서비스는 훌륭한 것이었지만 갓 생성한 커뮤니티 서비스의 운영이나 서비스 수준은 그리 칭찬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줄기차게 씹어댔다. 요즘은 자주 네이버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칭찬을 하기도 했다. 오히려 몇몇 사람들은 네이버를 씹어 대던 시절의 즐거움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한다. 그건 그 사람들의 아쉬움이고, 당시에 우연히 그런 욕구와 내가 쓰는 글이 일치했을 뿐이다. 네이버를 씹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내가 글을 썼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나는 느낌 그대로 이야기하려 노력한다. 내가 옳은 이야기를 하면 좋겠지만 틀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칭찬해야 할 것을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악평만 한다고 탓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칭찬은 많이 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블로고스피어에선 올블로그나 이글루스가 그런 예일 것이다. 포탈에선 네이버나 엠파스가 그런 경우였다. 나는 관심이 없는 서비스는 아예 말도 꺼내지 않는다. 그 관심에 불편해하는 해당 서비스의 실무 담당자나 홍보 담당자들의 항의를 가끔 접할 때면 내가 칭찬에 너무 인색한 것이 아닌가 늘 다시 물어 보지만 결론은 한결 같았다.

결국 이 글도 내가 원래 하던 것처럼 하겠다는 주장에 다름 아닌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글을 쓰며 변하고 있다. 과거보다 조금 더 신중하게 평가하고 좀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더 많은 조사를 하고 생각을 하며 글을 쓴다. 그건 어떤 의미에서 발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의미에서 비판의 예봉이 무디어 지는 것이기도 하다. 내게 비판의 칼날이 무디어 졌다고 또 걱정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쓰는 글에 의해 비판받은 어떤 웹 사이트의 실무자 혹은 관계자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왜냐면 나는 그런 해명과 대응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읽고 분석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그들이 내가 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응대하는 가 판단하게 된다. 비판은 그것이 개선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무디어 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그것을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내가 쓰는 글에서 유머가 많이 사라진 건 사실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의 폭이 확대됨에 따라 내가 즐겨 사용하는 유머가 곡해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 이주일선생의 인기 절정기 때처럼 바보 유머를 쓰기는 싫다. 내가 글을 쓰며 유머를 바라는 건 불필요한 투쟁과 치열함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지 읽는 사람을 웃기고 싶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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