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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고상하게 찌질거리는 녀석들

내 표현이 격하고 간혹 천박하기까지 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었나. 근데 요즘와서 소위 "유명한 블로거답게 예의를 지켜라"는 충고를 하는 자들을 자주 본다. 나로서는 매우 난감한 일이다. 과거에 비해 내가 쓰는 글은 스스로 생각할 때도 매우 순화되었다. 그런데 이것도 부족하니 더 예의를 지키라고 충고하는 자들의 예의에 대한 기준은 얼마나 높은 것일까. 이런 조언을 하는 자들 대부분은 익명이라 그들이 얼마나 예의를 갖추고 글을 쓰고 있는 지, 실생활에서 얼마나 예의를 지키고 있는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의를 지키라고 말하는 자들이 그다지 예의를 지키며 살 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들은 "예의를 지키라"는 표현이 얼마나 몰상식한 표현인 지 알 지 못한다. 이들은 자신의 입으로 욕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원치 않는 지위와 권한을 일단 부여한 후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말하고 "모범이 되야 할 사람이 왜 그러냐?"고 탓한다. 제 멋대로 내게 권위를 부여하고 그걸 빌미로 자신의 이야기를 정당화한다. 그것도 "예의"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이런 자들이야말로 아주 고상하게 찌질거리는 자들이다. 이들은 자칭 나를 존중하기에 그처럼 예의 바르고 점잖게 내게 충고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말이다, 어떤 사람에게 충고를 하거나 비판을 할 때는 익명으로 하는 게 아니란다. 얼굴보고 눈을 마주하고 하는 충고가 진실한 거란다. 기본을 모르니 세상 뭘 알겠니. 그리고 한 번 물어보자, 현실에서 누구의 얼굴을 마주보며 "당신 예의를 지키시오"라고 말할 수 있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주먹다짐을 안 했다면 당신은 굉장히 존경 받는 사람이거나 선생님일 것이다. 대개 현실에서 그 따위 소리를 하면 두들겨 맞는다.

나는 충고와 비판에 민감하려 노력한다. 비판의 글은 수도 없이 읽고 또 읽고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 그러나 자기 멋대로 사람에 대해 평가하고 예의 운운하는 인간들은 속물의 똥내가 풍긴다. 제 몸에서 풍기는 속물의 똥내는 맡지 못하고 남의 예의 운운하는 자에겐 침을 뱉는다. 그 말 하나 하나가 옳더라도 그런 말은 똥내를 풍기는 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의 조언이 가치를 가지려면 제 몸에 묻은 똥부터 닦아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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