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논술시험과 블로그

요즘 블로깅을 하다보면 대입 논술 시험을 대비한 글을 쓰는 블로그를 자주 본다.

글을 쓴다는 건 좋은 현상이다. 다만 다양한 글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논술 시험을 위한 글을 쓰기 위해 블로그를 쓴다면 시험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학생의 신분상 일상이라는 것이 뻔한 것 같지만 잘 살펴 보면 하루 12시간 이상 거의 비슷한 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서로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 블로그는 훨씬 풍성해 진다.

아이들에게 글 쓰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보다 글감을 찾고 글의 씨알을 뽑아 내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게 훨씬 유용하다. 매일 보는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 없나? 국어 선생은 흰색 분필만 쓰고 영어 선생은 빨간 색과 파란 색, 노란 색 분필을 쓰길 즐긴다. 수학 선생은 칠판 중앙부터 글을 쓰고 생물 선생은 왼쪽에서 쓰다 오른쪽에 쓰고 다시 휘갈기듯 중앙에 쓴다. 프랑스어 선생은 필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자기 책에 있는 글을 읽어 주기만 한다.

글감을 찾았으면 그것을 재미있게 주제와 연결시키는 방법을 알면 된다. 그게 글의 씨알을 찾는 것이다. 선생들은 아이들에게 이런 방법을 알려 주면 될 일이다. 논술을 위한 글은 평생을 살며 읽고 써야 할 글 중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글을 읽고 쓰는 재미에 한껏 빠져 있어야 할 아이들이 목적 의식적인 글을 쓰는 데 익숙해져 큰 재미를 잃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포탈의 뉴스를 읽고 짧은 단상과 비판적 글을 쓰는 대신 주변의 아름답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글로 써라. 써야 할 글이 끊임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논술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

'Mem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순한 생각  (0) 2006.04.18
Jerome Bruckheimer and Amazing race  (1) 2006.04.18
요리와 웹 서비스의 공통 법칙  (0) 2006.04.18
쉽게 쓴 글과 어렵게 쓴 글  (0) 2006.04.17
제 할 바  (0) 200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