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네이버의 규제 대응




http://undertheradar.co.kr/2014/07/23/154/


'네이버는 어떻게 역대 최악의 규제에서 벗어났나?'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글이 있어 소개한다. 지난 몇년간 네이버의 활동을 '규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했다. 물론 기업 경쟁력 강화, 포탈 사업 부분 역량 재배치, 경영 구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외부적 '규제'에 대해 대기업인 네이버가 어떻게 '대응'했냐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다. 


그런 '규제'가 어떤 의도에서 나왔는지 분석하는데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있다. 정치권이 포탈을 통한 여론 형성이 참조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선거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침을 깨달은 시점과 '규제'의 시점은 거의 일치한다. 이 지점에서 네이버와 다른 포탈의 입장 차이, 비즈니스 구조 차이에 따른 규제에 대한 응대 방식이 달라진다. 키워드 광고 시장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던 네이버에게 가해진 정치적 규제는 버틸만한 수준이었지만 네이버는 뉴스캐스트를 런칭하는 것과 같이 한걸음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규제의 대립각을 사라지게 만든다. 이 시점과 모바일 사업 부문의 확대가 겹치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즉 정치권의 규제에 대한 대응은 네이버에게 시련이라기 보다는 국내적 정치 상황에 가급적 개입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하려는 경영진의 의도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규제에 대한 응대'라는 피동적 관점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네이버의 응대를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 경쟁력을 갖고자하는 비즈니스 본연의 속성으로 바라보는 주체적 관점이다. 피동적 관점에서 '규제에 대한 응대'를 이해하면 네이버가 사업자로서 한국 경제 생태계에서 갖는 의미를 간과하기 쉽다. 이런 점을 참고하여 위 글을 읽는다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참,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말해야겠다. 네이버는 그런 규제에 응대하면서 단 한 번도 포탈 서비스 선호도, 트래픽에서 1위를 내놓은 적 없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그러한 '규제'는 형식적으로 네이버만 겨냥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다른 포탈들도 동일한 규제 대상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가 나서서 하기 힘들었던 경쟁자 털어내기를 도와준 준 셈이 되었다. 어떤 포탈에게는 억지로 유지하고 있던 포탈 서비스를 접을 수 있는 훌륭한 핑계도 되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