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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반포도서관장의 반성문

오늘 반포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공지에 지난 23일에 올라온 "3월 23일 새벽에 쓰는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보입니다. 무슨 큰 잘못을 했나 읽다 슬그머니 웃고 말았습니다. 아마 그 '이벤트'가 도서관 관장 입장에서 굉장히 어설프고 괜한 짓을 한 것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하긴 그런 느낌이 적잖았습니다. 멀쩡한 새 책을 현관에 늘어 놓고 사람들이 "이게 뭡니까?"라고 물어보면 "책을 읽어 보시고 마음에 드는 만큼 가격을 지불하면 됩니다."라고 대답했으니 말입니다.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 지 뻔하죠. 어떤 사람은 1만 5천원 짜리 책을 5백원만 내고 사 갔을 것이고 대부분은 그냥 책을 들었다 놨을 겁니다. 이벤트를 기획할 때 의도는 관장의 사과문에 나온 그런 것이었지만 현실은 길가에 새 책 내놓고 팔아 대는 꼴이 되 버린 것이죠. 제가 웃었던 것은 그런 현상이 생길 지 몰랐던 아마추어리즘 때문에 아니라 이벤트란 것이 생각처럼 안되는 것이 흔한 일인데 그런 걸로 관장이 잠을 이루지 못하며 고민하고 결국 홈페이지에 공개 사과문 - 반성문이니 조금 다른 개념이긴 합니다만 - 까지 올린 겁니다. 물론 고단수 홍보 전략일수도 있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어쨌든 관장님 너무 기죽지 마시고 이런 이벤트 자주 하시기 바랍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저도 그 때 아무 책이나 들고 가서 5백원 내고 사 올 걸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