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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구글코리아, 노정석의 속마음

전 태터앤컴퍼니의 대표이사이자 현재는 구글코리아의 임직원인 노정석님은 지난 11월 초 모교인 KAIST와 포항공대에서 발표를 했다. 다른 자료를 검색하던 중 강연 내용을 기록한 한 글을 발견하고 그의 최근 몇 개월 간 사정을 대략 추측할 수 있었다.






Tatter & Company, ‘티스토리’ 노정석 대표 강연

그리고 노정석님 - 구글코리아에서 그의 직함을 모르니 보편적인 존칭을 사용한다 - 이 오랜만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요새 살아가는 이야기


노정석님의 포항공대에서 발표한 내용을 직접 듣지 못했으니 논평할 것도 없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정리한 스크립트의 내용을 볼 때 창업자로서 관점이 분명히 드러나고 어떤 내용은 굉장히 영악해 보이는 모습도 있다. 특히 '끝을 명확히 했다'는 표현에서 그가 첫눈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던 장병규님의 사례를 참조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발표 장소와 시기를 고려할 때 그런 표현에 대한 오해 소지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나는 그가 회사를 구글에 매각한 시점부터 가끔 '연락을 한 번 해 봐야 하나...'라고 생각하곤 했다. 뒷 이야기를 캐내고 싶다거나 구글과 협상 과정에 대한 기사를 쓰고 싶은 이유는 아니었다. 그가 포항공대에서 발표하며 이야기했듯 "나쁘게 유명한 게 유명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낫다"고 표현한데 내가 일조를 했기 때문이었다. 2006년 초에 나는 그를 블로그로서 인터뷰를 했고 미디어다음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한 적도 있다. 그것은 그에게 도움이 된 많은 '미디어 홍보 사례' 중 하나였을 뿐이지만 한 번은 그 시점의 인터뷰에 대해 시간이 흐른 후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요즘 내 마음은 좀 달라졌다. 태터앤컴퍼니의 대표이사로서 노정석은 내게 매우 매력적이고 항상 관심을 가지고 싶은 사람이었지만 구글코리아의 노정석은 별 매력이 없다. 태터앤컴퍼니가 구글에 매각된 것은 오히려 내게 노정석님에 대한 관심의 정체를 알게 된 소중한 계기였다. 나는 그를 한국 웹 서비스를 개척하는 소중한 존재로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구글에서 일한다고 그런 일을 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지만, 인생이 어디 마음먹은대로 되는가. 아마도 그는 훌륭한 에반젤리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훌륭한 경영자가 될 수 있겠지만 한동안 그는 그저 구글러일 것이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생똥 싸면서 그래도 한국에서 뭔가를 해 보려고 악 쓰고 있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글로벌이라는 욕구와 싸우며 자력갱생을 더 중요시하는 어떤 사람들... 이젠 희귀종이 되어 버린 그런 사람들을 찾아 다녀야겠다. 스스로 반성하건데 나 또한 거창한 '글로벌'에 너무 휘말려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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