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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1분 후에 계속됩니다...

얼마 전인 것 같은데 한 케이블 TV에서 영화를 보는데 화면 오른쪽 하단에 "1분 후에 계속됩니다..."라는 자막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그래 저거야!"라고 탄성을 질렀다.








지금까지 자막은 "잠시 후에 계속 됩니다"였는데 이 자막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돌리다 1~2분 정도가 지나면 '이제 광고가 끝났겠지'라고 생각하여 다시 보던 영화 채널로 돌아 오곤 했다. 그런데 "1분 후에 계속됩니다"라는 자막이 나오자 생각이 좀 바뀌는 것이다. '어 그래? 화장실이나 다녀와야겠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자막이 갖는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다. 왜냐면 곧 나는 다시 광고가 나올 즈음이면 채널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카피 라이팅은 별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된다. 시청자는 광고가 오래지 않아 끝날 것이고 그것이 길어봐야 1분 정도라는 걸 알게 된다. 광고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정보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광고가 언제 끝날 것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다. 과거 문장이 "곧 광고가 시작된다"는 것만 알려 줬다면 새로운 카피는 "곧 광고가 시작되며 1분 정도면 끝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문장의 길이가 길어지지도 않았고 전달할 정보가 줄어 들지도 않았다.

내가 지금 운영하는 웹 사이트의 카피는 어떠한가? 한 가지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카피를 남발하고 있지 않은가? 똑같은 길이의 문장으로 사용자가 오해하지 않고 더 많은 정보를 정확히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 케이블TV의 자막을 보며 느낀 카피에 대한 생각과 내가 그 동안 만들었던 웹 사이트의 카피를 비교하면 우울한 마음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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