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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싸이월드 해외 사업의 미래

싸이월드는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서비스다. 회원 수만 1천 4백만 개가 넘고 국내외에서 한국의 웹 2.0 서비스를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서비스다. 싸이월드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유사한 서비스를 수출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서비스의 미래가 매우 불명확하다.






몇 개월전 SK communications(SK컴즈)는 싸이월드 유럽 서비스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발표에서 싸이월드의 다른 해외 서비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런데 이 발표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SK컴즈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은 해외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 진입을 발표했다. 의아한 느낌이다. 한쪽에서는 웹 서비스를 철수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지어 몇 주전 SK텔레콤은 중국 현지 게임 업체를 인수합병할 계획이 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싸이월드는 2008년 현재 미국, 중국, 대만, 베트남을 위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서비스 중 어떤 것도 괄목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럽 서비스는 이미 철수를 결정했고 글로벌 서비스 리스트에서 빠져 있다. 미국 서비스를 강화한다며 SK컴즈의 전 대표이사인 유현오 사장을 보내기도 했지만 실상 유현오 사장이 미국으로 간 이유는 싸이월드 USA의 강화와 별 관련이 없는 것 같다. 그보다 SK텔레콤의 인터넷 사업에 대한 전략 변화와 더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SK텔레콤이 과거에 그랬듯 자회사에 대한 직접적 개입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대놓고 이야기하자면 내부적인 권력 다툼이 문제의 핵심인 듯 하다. SK텔레콤의 권력 다툼과 SK텔레콤이 자회사의 사업에 개입하는 이야기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 대부분은 대외비를 전제로 습득한 것이라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내가 이런 언급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 SK C&C가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접는다고 이야기한 지 한 해가 지나지 않아 SK텔레콤이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업체의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하는 건 단지 그룹사의 커뮤니케이션 결여라고 좋게 이야기할 수 없다. 이런 사례는 매우 많고 그런 바보같은 삽질의 이유로 가장 타당한 것은 내부 권력 다툼이다. 이 정도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싸이월드 글로벌 서비스의 미래, 즉 해외사업의 미래는 불투명한 정도가 아니라 매우 부정적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 중 핵심적인 이유는 이 사업이 SK컴즈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SK컴즈 임원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매우 불쾌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난 몇년 간 사업의 진행 역사를 돌이켜 보면 SK컴즈의 사업은 결코 SK텔레콤의 인터넷 사업에 대한 사업 기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의 사업을 지켜보다 '더 이상 이렇게 내버려둬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생기면 일단 자회사의 사업을 축소하게 만든다. 그 이후 직접 개입하여 사업을 진행하거나 사업을 중단하고 매각해 버린다. SK텔레콤이 강력하게 지원했던 와이더댄닷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결국 독립 기업으로 1차 정리를 한 후 매각 절차를 거쳤다.


싸이월드 글로벌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다. 특히 웹 서비스 기획자나 IT 분야에 대한 분석가들은 서비스의 질이나 구성 형태로 싸이월드 글로벌의 미래를 예측한다. 좋게 예측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싸이월드 글로벌의 미래는 예측하려면 SK텔레콤의 의지를 예측하는게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SK컴즈가 뭐라고 하든, 분석가들이 뭐라고 하든 관계없이 SK텔레콤은 항상 그들의 관점에서 그룹사 관련 서비스들의 미래를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그룹사 소속 웹 서비스에 대해 그리 낙관적이지 않고 SK컴즈의 최근 구조 개편과 경영진 인사 조정에서 드러나듯 노골적으로 직접 개입하고 있다. 웹 서비스에 대한 인사이트가 부족한 이들의 개입은 결국 싸이월드 글로벌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할 수 밖에 없다.

싸이월드 글로벌 서비스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예측은 서비스의 사용성이나 호응도로 서비스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보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