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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독과점 상태의 시장 분석

모든 사업 부문에서 시장 분석(market analysis)은 현재 상태를 파악하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독과점 상태의 마켓은 분석 자체가 불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포털 시장이다. NHN이 시장을 독과점 상태로 점유하고 있고 2위와 차이가 극심하다. 이런 경우 거시적 시장 분석은 일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고 미시적 시장 분석은 변화가 미미하거나 유의미하지 않아 분석자를 허탈하게 만든다. 경쟁 관계가 치열한 시장과 달리 이미 독과점 상태로 들어선 시장의 경우 "변화에 대한 예측"은 너무 장기적이어서 재미없고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10년 안에 NHN이 중심이 된 현재 구조는 변화할 것이다" 따위의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조금 모험심을 발휘하자면 "2년 안에 NHN이 중심이 된 현재 구조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는 식의 예측도 가능하다. 그런데 둘 다 재미없기는 마찬가지다.

분석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 아니고, 분석자의 이야기를 듣고자하는 청자 또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뭔가 독특한 예측을 바란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이고 사실이기 때문에 분석자들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분석자들은 괜한 모험을 더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리거나 불필요하게 어떤 이유를 더 찾으려 노력하거나.

반면 행동하는 사람들은 현재 시장 상태가 "독과점 상태"라는 확신이 들 때 해야 할 일을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왜냐면 고려해야 할 변수가 점점 적어지고 독과점 상태로 인해 시장의 내부 갈등이 점차 고조될 것을 경험과 철학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독과점 상태의 시장을 계속 두드릴 것인지 그 도전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할 것인지 과거에 비해 훨씬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 예컨데, CJ 홈쇼핑이 오픈 마켓에서 순식간에 철수한 것과 SKT가 오픈 마켓에 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겉으로 보기엔 하나의 시장(오픈마켓)에 대해 완벽히 다른 입장과 분석에 기초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두 기업은 오픈마켓에 대해 완벽히 똑같은 분석을 했다. 다만 분석 결과에 대한 행동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독과점 상태의 시장은 분석자에겐 흥미롭지 못하지만 행동하는 사람들에겐 보다 빠른 의사 결정을 하게 만드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분석자들은 단지 분석할 뿐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왜냐면 분석자들이 보기에 독과점 상태의 시장은 더 이상 새로운 진입자가 존재할 수 없는 요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간혹 어떤 분석자들은 독과점 상태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나 진입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한다. 그러나 그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므로 단지 주장에 그치고 만다. 물론 분석자들의 그런 주장 - 새로운 경쟁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얻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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