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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아이비 미니홈피, 그리고 싸이월드와 SK컴즈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실시간 인기 키워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연예 관련 기사다. 누가 누구를 사귀었고 누가 누구와 헤어졌고 누가 누구를 모함했고... 이런 류의 소위 3류 찌라시 가쉽 기사말이다.

그런 현상을 반영하듯 오늘도 변함없이 포탈에서 인기 절정의 키워드는 "아이비"다. 아이비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제발 기자들은 소설 좀 그만 쓰라"고 한 마디 남겼나보다. 지금 아이비씨의 미니홈피는? 바보가 아닌 바에야 아침에 올렸던 글은 삭제하고 폐업 상태다.


회원수만 2천만 명이 넘었다는 싸이월드. 그리고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체인 SK communications (줄여서 SK컴즈)는 오래 전부터 남모를 고민이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혹은 유명인은 늘 존재한다. 그런데 왜 그들의 미니홈피 - 그들의 사생활이 아주 잘 나타나 있는 - 를 SK컴즈가 운영하는 포탈 서비스인 네이트에서 찾지 않고 이버에서 찾느냐는 말이다. 2007년 11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네티즌들은 무슨 사고가 터지고 그것이 하필이면 어떤 사람에 대한 것이면 십중 팔구는 그 사람의 미니홈피를 찾는다. 박철, 옥소리 사건을 들었다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박철이랑 옥소리 미니홈피에 가봐야지. 거기엔 뭔가 다른 이야기도 있을 수...'

그런데 박철과 옥소리의 미니홈피를 모른다. 어디서 검색할까? 네이버다. SK컴즈 입장에서는 환장할 일이다. 미니홈피 서비스는 우리가 제공하는데 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냐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네티즌 개개인이 친구와 관계를 맺거나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미니홈피를 쓸 것이다. 미니홈피에 글을 쓸 때는 SK컴즈의 '싸이월드'를 쓸 지 몰라도 검색을 할 때는 네이버에서 하는 것이다. 검색을 한다는 것은 정보를 찾는다는 본질적 의미도 있지만 궁금할 때 물어 본다는 훨씬 원초적인 의미가 있다.

네이버의 검색 결과가 네이트보다 낫고 여러 번 그런 결과를 경험하다 보니 이젠 미니홈피를 찾을 때 네이트나 싸이월드로 가지 않고 처음부터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 버린다. 게다가 네이버는 그 결과를 잘 보여준다. 가끔은 네이버가 싸이월드 유명인의 주소를 모두 저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착각도 한다.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을 '아이비'라고 입력하면 '아이비 미니홈피'라고 추천해 준다. 게다가 아래엔 아이비 미니홈피부터 관련 이슈에 대한 사이트까지 줄줄이 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5년에도 SK컴즈는 이런 고민을 했다. 우리가 싸이월드를 운영하는데 왜 자꾸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들어오냐고? 2007년도 SK컴즈는 이런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런 고민이 의미가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이번 달에 엠파스와 인수합병이 되어 버린 네이트가 제대로 여전히 검색 결과에서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이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비록 SK컴즈가 소유하고 있더라도 이슈를 검색하는 시작은 네이버다. 이런 문제를 SK컴즈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2년 전부터 계속 그랬듯 답답하다는 이야기만 해야할까? 아니면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할까?

사용자는 싸이월드가 모았고, 검색 광고 매출은 네이버가 먹는다. 이 답답한 상황을 SK컴즈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대답을 할 때까지 오늘도 사람들은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싸이월드를 방문하기만 한다. 돈은 네이버가 벌고 트래픽은 SK컴즈가 책임진다. 참으로 재미있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