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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균형잡힌 생각과 글쓰기

균형잡힌 생각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안에 대해 언급할 때 긍정과 부정의 측면을 짚어주고 자세한 예제를 언급한 후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쓰는 글을 보면 균형잡힌 생각이 아니라 뭔가 팍! 내질러 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참 재미있는 게 내가 내지르는 어떤 짧은 글이나 일방적 주장을 읽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그리 오래 내 블로그를 방문하지 않거나 설령 방문했더라도 읽고 싶은 글만 골라서 읽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계속 블로그를 방문하여 글을 읽은 사람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내가 그 짧은 이야기를 했는 지 이해를 한다.

내가 돈을 받고 기고를 하거나 대중적으로 배포하기 위해 작성하는 글은 반드시 균형의 원칙을 지킨다. 정의도 명확히 하고 그것의 예제도 상세히 설명한다. 반면 블로그에서 쓰는 글은 지난 3년 동안 연속적으로 쓰는 글이므로 굳이 어떤 정의나 예제 혹은 내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을 상세히 적지 않는다. 매번 그런 식의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나는 내 자신이 매일 적는 글을 통해 스스로 투쟁한다. 강력한 자신과 투쟁을 위해 극단적이며 일방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것에 답을 하며 통합과 합의 지점에 접근한다.

여러분은 단지 그걸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다시 균형잡힌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잘 쓴 글일 수도 있고 듣기 좋은 말일 수도 있다. 블로깅을 하다 만나는 "균형잡힌 글입니다"라는 류의 글을 보면 대개의 경우 어떤 사안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읽은 후 그것들을 언급하며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 것이었다. 나는 그런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양쪽의 이야기를 읽었던 사람들은 그것을 통합해주는 어떤 글을 좋아한다. 사실 그런 글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양쪽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쓴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처음부터 균형잡힌 생각이 존재했던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느낌이다. 토론과 대화는 부정과 부정을 통해 발전한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물론 그 '부정'에는 기초도 없이 투덜대거나 질문하고 항변하는 애송이들의 이야기는 제외된다. 애송이들은 자신의 유치한 질문과 요구조차 '부정'의 과정에 개입되길 원하지만 나는 무시한다. 내가 그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단지 나 혼자 무시할 뿐만 아니라 애송이들의 쓰레기같은 소리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런 애송이들이 균형잡힌 생각을 위한 토론과 대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쓰레기가 쓰레기통에 있지 않고 길거리에 굴러 다니면 모아서 불태워주는 게 상식있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균형잡힌 생각을 하고 또 그것을 글로 옮기려면 이런 일을 반복하면 된다

- 가장 당파적인 것이 가장 객관적이라는 생각을 견지한다
- 내 의견과 반대편의 의견이 무엇인 지 범주화한다
- 중간이 균형이 아님을 기억한다
- 계속 쓴다, 쓰면서 수정하고, 수정하며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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