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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자뻑 회사

요즘 이 바닥을 보면 자뻑 회사가 적잖게 발견된다. 자기가 만든 사이트는 유난히 우월하고, 자기가 구현한 기술은 늘 독보적이고, 자기들 유저는 늘 특별하다는 그야말로 '자뻑'인 회사들이 득시글한 것 같다. 자뻑 회사에 자뻑 기획자, 자뻑 개발자, 자뻑 마케터, 자뻑 디자이너가 있고 그 사람들을 자뻑 사장이 돌봐 주고, 그들 뒤엔 빠돌이, 빠순이 사용자들이 있다.

불쌍한 건 공짜로 이런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가 아니다. 현금 투자한 사람들이다. 자고로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은 늘 자뻑이 좀 있어야 제대로 돌아 가는 법이다. 그러나 그 자뻑 증세가 비전으로 전환되고 그것이 자신감으로 전이된다면 그야말로 '자뻑 회사'가 된다. 이런 회사 여럿 경험했고 망하는 꼴 수도 없이 봤다. 최근 스타트업 컴퍼니라고 불리는 회사나 웹 2.0 컴퍼니라 불리는 회사들은 (주)다음 커뮤니케이션즈의 실수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1위를 고수하고 있을 때 이 회사는 엄청난 자뻑 모드에 빠져 있었다. 세상의 논리와 자신의 논리가 일치한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사용자는 내 손아귀에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최근에 와서 정신을 차리고 있지만 그 댓가는 크나큰 것이었다. 스타트업 기업은 그런 댓가를 치룰 사이도 없이 망하고 만다.

언론에 실리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진실이 아님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비평하는 글에 민감하고 칭찬하는 글에 응대하지 말라. 그게 겸손하게 성장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