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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헤게모니 장악

헤게모니는 그람시라는 이탈리아 막시즘 철학자가 집대성하고 재해석한 개념이다.

어제 컨설팅을 하는 회사에서 "새로운 콘텐트와 헤게모니 장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 간단히 이 개념을 설명했다. 과거 웹 사이트들이 사용자에게 콘텐트를 제공하고 그것으로 재방문을 유도했다면 내가 제안한 새로운 서비스는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어제 했던 이야기는 이런 것이었다.

- 사용자에게 "May I help you?"라고 묻는다.
- 그에 대한 답을 준다.
- 사용자들은 만족하며 서비스를 이용한다.
- 시간이 흐른다.
- 서비스는 여전히 만족스럽게 동작하지만 변화가 발생했다.
- 그 변화에 대해 "We have solutions"라고 이야기한다.
- 사용자는 솔루션을 구입한다.

과거의 웹 서비스는 "도움이 필요하세요?"라고 묻는 대신 "우리가 이런 걸 갖고 있으니 사용하라"고 말했다. 노골적이며 새로운 발전의 계기는 없었다. 반면 새로운 형태의 웹 서비스는 도움이 필요하냐고 묻는다. 도움을 원치 않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하지 않는다. 또한 도움을 필요한 환경을 구축하지도 않는다. 다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스토리텔링에 따라 아주 단순한 수익 모델을 삽입했고 또한 아주 간단한 신규 서비스를 제안했다. 개발은 일주일도 걸리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은 단 한 가지 뿐이다. 이런 내용을 설명하자 회의에 참석했던 사람 중 하나가 "우리가 그런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면 더 좋지 않겠냐?"는 질문을 했다.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헤게모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내가 기획한대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하게 되면 회사는 자연스럽게 사용자에 대한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된다. 누구도 지배하지 않고 누구도 지배 당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 헤게모니는 회사가 갖게 된다.

과거 웹 서비스가 권력과 권한을 독점하여 지배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웹 서비스는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과거 웹 서비스가 '마키아벨리즘'을 지향했다면 새로운 웹 서비스는 '헤게모니'를 지향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마켓 플레이스를 생성할 수 있다. 물론 과거보다 훨씬 더 창조적이며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