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담당자의 핸드폰 번호

거기도 역시 미국식 사고 방식이어서 업무시간 전에 출근을 해도
업무 시작전에는 절대 전화를 받지 않으며
업무가 끝난 후에도 역시 절대로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해당 담당자의 핸드폰 번호 역시 알 수가 없다고 한다.
(from : 한국식 사고 방식(?) 과 미국식 사고 방식(?) )

회사 생활을 하기 훨씬 전부터 나는 내 이메일 주소나 삐삐 번호를 공개하는 걸 매우 싫어했다. 나중에 핸드폰을 갖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회사 생활을 하며 핸드폰 번호는 결코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거의 24시간 내가 담당하는 웹 서비스를 모니터링 했고 새벽 3시에 회사로 전화가 오면 받았다. 이건 인용한 글의 경우와 좀 다르다. 그러나 나는 결코 내 핸드폰이나 개인 메일로 업무 시간 이후에 고객이 전화를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내 스스로 부하 직원들이나 상사에게 그런 요구를 했고 나 또한 똑같은 입장에서 다른 누구의 핸드폰 번호나 개인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미국계 기업과 몇 번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모두 같지는 않은 것 같다. 어떤 기업은 비록 미국 법인 기업이지만 늘 야근에 언제 전화를 해도 받는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미국계 기업 중 한국에 지사가 있는 기업은 "한국 방식에 적응해야 살아 남는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의 로컬리제이션의 기본은 현지화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한국 내 외국계 기업은 외국 기업이기 보다는 문화상 한국 기업에 훨씬 가까운 경우가 많다.

반면 정말 '미국 기업'의 경우 인용한 경우처럼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게 업무 규정을 준수하는 회사를 자주 본다. 어떤 회사의 경우 AM 09:30부터 업무가 시작이면 09:29:59까지는 전화를 해도 자동 응답기가 "아직 업무 시간이 아니다"라는 답변만 할 뿐이다. 점심 시간도 마찬가지다, 아예 전화가 안된다. 개인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그러나 또한 이것도 예외는 늘 있다.

몇 년 전 아주 급하게 제안서를 쓰고 있었는데 템플릿 파일을 하나 받으려고 인터넷 결제를 했지만 파일을 받을 수 없었다. 너무 급해서 할 수 없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업체로 전화를 했다. 직원은 버벅대는 내 어설픈 영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여러번 다운로드에 대해 반복 설명을 해 주었고 다운로드가 안되면 메일로 보내주겠다며 자신의 개인 이메일 주소를 알려 주었다. 상세한 설명 덕분에 다운로드에 성공할 수 있었다. 10분 후 다운로드해 간 것을 확인했다며 불편한 것이 있으면 연락하라는 이메일이 도착했다. 미국 회사라고 다 같은 건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에서 살아 본 것도 아니고 미국 회사와 많이 일을 한 것도 아니라 이것도 피상적이며 제한된 개인 경험일 뿐이다. 하지만 미국식 사고 방식이라 불리는 깐깐한 업무 규정 준수 행태는 어쩌면 그들의 척박하고 치열한 노동 환경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자유롭다 못해 비인간적인 것도 합리화하는 미국 노동 시장의 자유도는 정서적 직무 운영보다는 규정대로 운영하는 것을 강제하는게 아닐까.

'Mem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니지2 개인정보 유출, 원고 일부 승소  (0) 2006.04.28
네이트온 문자 URL  (8) 2006.04.28
검색 서비스와 커뮤니티 서비스의 제휴  (0) 2006.04.28
데스크톱과 웹의 경계  (0) 2006.04.28
집단 지성? 집단 지능?  (1) 2006.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