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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간호사와 나눈 윈도XP 지원 중단 이야기

몇 개월에 한번씩 가는 병원, 대형 병원이라 IT 인프라도 건실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진료 예약 순서가 큰 모니터에 보이고 자기 순서가 되면 진찰실 앞에서 대기하면 되죠. 진찰실 문 옆에도 작은 모니터에 대기자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날 무슨 일인지 모니터가 먹통이 되어 있더군요. 간호사가 뭐라고 중얼거리며 모니터를 껐다 켜는데 잠깐 XP 화면이 보였습니다.

 

나 : "이제 MS가 XP 지원을 중단한다는데 병원 전체 시스템 갈아 엎으려면 돈이 꽤 들 것 같네요."

간호사 1 : "어머? 그래요? 지원 안해준데요?"

 

그 이야기를 듣던 간호사 2가 말합니다,

 

간호사 2 : "교체 비용 때문에 또 봉급 동결 하겠군."

 

너무나 관계없어 보이는 두 사안이 순식간에 개연성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계급적 입장을 견지하면 어떤 현상의 본질을 금방 꿰뚫어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사건에 대해 경영자들도 똑같이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경영 혁신의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인 임금 동결과 해고를 생각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