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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Insight

SK플래닛의 틱톡 인수합병 시도

SK플래닛이 모바일 메신저 '틱톡' 개발사 인수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틱톡' 개발사인 '매드스마트(MAD smart)'는 공식적으로 SK플래닛과 논의하고 있다고 인정하지 않았고 여러 회사로부터 제의를 받고 있다고 했지만 논의 자체는 사실인 듯 하다.
(관련 기사 : 잘나가는 `틱톡` 결국 SK 품에 안기나)

SK플래닛은 작년 10월 1일 창립된 SK텔레콤의 자회사다.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만든 회사인데 창립 후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컴즈를 비롯한 로엔(멜론), 팍스넷, TMK, 커머스플래닛 (11번가) 등이 SK플래닛의 자회사가 되었다. SK가 반도체 회사인 하이닉스를 인수합병하여 'SK하이닉스'가 되면서 SK의 비즈니스 맵은 최태원 회장이 선두 지휘하는 반도체 사업 부문과 텔레콤 사업 부문으로 구분되었다. 또한 텔레콤 사업 부문은 기존 망통신 사업과 플랫폼 사업으로 구분되었다.  



사람들은  SK플래닛이 왜 모바일 메신저인 '틱톡'을 인수합병하려는지 의아해하는 것 같다. 이상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지적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SK플래닛의 자회사인 SK컴즈는 이미 '네이트온'이라는 PC/모바일 메신저를 갖고 있다. 중복 투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둘째, 모회사인 SK텔레콤과 KT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앱으로 설치해야 하는 모바일 메신저와 달리 RCS는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되어 출시되는 차이가 있다. 모회사가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견제하는 마당에 2위 업체를 인수합병하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의미다. 
(RCS 관련 기사 : SKT·KT, 반격 시작된다…망 투자비 분담·메신저 ‘역습’


SK플래닛이 틱톡을 인수합병하려 시도하거나 투자 등 관심을 갖는 것은 회사의 개발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필요하고, 성장세에 있는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것이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K플래닛 입장에서 가능하면 카카오톡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좋겠지만 거래 성사 가능성이 거의 없고 요구 금액도 천문학적일 것이다. 반면 틱톡은 아직 기업 규모가 작고 카카오톡과 다른 개발 전략(가볍고 빠른 클라이언트)이  SK플래닛과 함께 하기에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인수합병 금액으로 회자되는 100억 원은 이미 사용 중인 850만 명 이상의 사용자로 상쇄할 수 있다.
(틱톡 인터뷰 기사 : http://limwonki.com/497)

 
SK플래닛이 틱톡을 인수합병할 것인지 투자하여 지분 확보할 것인지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어쩌면 투자에 실패할 수도 있다. 예측하건데 과거 SK의 인수합병 방식을 보면 단순 투자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설령 투자를 하게 되더라도 머지 않은 미래에 자회사로 편입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문제는 '틱톡'이 과거 벤처기업처럼 경영적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창립 전부터 스타트업 멘토와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통해 투자에 대처하는 방법을 학습한 상태다.  SK플래닛의 제안을 쉽게 들어 줄 리 없다. 

SK플래닛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서 자신들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NHN의 라인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 KT와 SKT를 비롯한 통신 사업자들이 모바일 기기에 RCS를 기본 장착할 때 발생할 위기 상황을 이유로 합병을 종용하고 있을 것이다. '틱톡'은 이런 제안에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전과 달리 SK텔레콤을 배경으로 하지 않아도 생존할 여러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쉽게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현재 칼자루는 '틱톡'이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