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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단순함에 대한 이야기

단순함(simplicity)에 대한 재미있는 이미지가 있어서 옮겨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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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 http://blog.happyseeker.net/category/LifeLog/일상소소)

위 이미지는 애플의 전형적인 디자인과 구글 검색 메인 페이지를 보여주며 그 단순함의 미학에 비해 "당신 회사의 애플리케이션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 번 이런 이미지를 봤지만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우리 회사의 애플리케이션 혹은 웹 사이트가 단순함의 미학을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를 오백 가지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애플이나 구글의 단순함이 부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따지고 들자면 대부분의 '우리'가 애플이나 구글처럼 저런 단순함의 미학을 구현하지 못하고 때문에 세번째 이미지에서 보이듯 수많은 선택과 입력 창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돈과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애플의 아이터치와 같은 디자인을 할만한 사람도 없고 설령 그런 디자인을 했더라도 그렇게 만들만한 돈도 없다. 우리 회사는 구글처럼 자연어 검색에 근접한 검색 알고리즘을 만들 사람도 없고 설령 만들었다고 해도 어디 팔아 먹을 곳도 없다.

나는 세 번째 이미지를 보며 저렇게 해서라도 고객이 원하는 적절한 대답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좋지 않나 싶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이미지 사이트 중 게티 이미지가 있는데 이 사이트의 검색 인터페이스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게티 이미지의 첫 페이지 화면이다. 화면 상단에 단순하게 보이는 검색 창이 보인다. 옆에는 상세하게 검색할 수 있는 링크가 있다. 검색 창으로 마우스 커서를 옮겨 검색어를 입력하기 위해 클릭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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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처럼 검색 옵션을 설정할 수 있는 상세한 메뉴가 나타난다. 검색 옵션을 보면 Creatie images 아래에 3가지 옵션의 이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나머지 두개 옵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단순 검색어를 입력하여 검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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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검색 결과가 나온다. 검색 결과 상단에 옵션으로 검색할 수 있는 20여 가지의 옵션이 노출되고 검색 결과가 하단에 나온다. 만약 검색 결과가 너무 많다면 "Search within"을 선택하고 다시 검색하면 좀 더 상세한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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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컨설팅을 할 때 대규모 콘텐츠를 검색해야 하는 웹 서비스에 대해 게티 이미지 사이트를 예제로 자주 이야기하곤 했다. 게티 이미지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이미지 검색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일까? 구글처럼 강력한 크롤링 로봇과 인덱싱 엔진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게티 이미지가 이처럼 다양한 검색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 인프라 때문이다.

이미지 등록자와 파트너사들이 이미지를 등록할 때 위 옵션을 모두 저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미지에 대한 각종 "메타 데이터(Meta data)"를 처음부터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데, 로이터 통신으로부터 받는 이미지에는 이미 게티 이미지와 제휴를 할 때부터 지정된 몇 가지 이미지 메타 데이터가 존재한다. 게티 이미지가 이런 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입력자 혹은 파트너가 메타 데이터를 입력한다. 게티 이미지는 이렇게 입력된 메타 데이터를 검색 가능한 인터페이스로 제공할 뿐이다.

단순하거나 복잡하거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제대로 줄 수 있냐 없냐다. 그런 고민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가에 달려 있다. 데이터의 확보는 단순히 수집하고 분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 여러 기업의 집단적 노력에 의해 구현되기도 한다. 닥치고 검색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자는 엠파스나 MSN의 Live search 같은 서비스가 이런 고민을 좀 더 했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p.s : 이구아수 블로그 방문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해 100개 댓글이 하루만에 달성되었습니다. 2~3일 정도의 작업을 거쳐 발표 내용이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