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3, 야만용사 적생과 피흡 그리고 데미지

디아2에서 야만용사(바바리안)을 했던 사람이라면 창을 휘두르며 물약 하나 빨지 않고 게임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디아3에서도 이런 과거의 상황을 재현하려는 노력은 끝이 없다. 나도 꽤 노력을 하고 있는 편인데 아직 그런 상황은 만들지 못하고 있지만 비슷한 상황까지 만들어 봤다.

야만용사가 몹을 때리면서 생명력을 채우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적생이라고 표현하는 "적중시 생명력" 옵션과 피흡이라고 표현하는 "적에게 주는 피해를 생명력으로 전환"이라는 옵션이다. 적생의 경우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은 공격 속도다. 만약 적생이 1,000이고 1초에 2회 공격을 한다면 이론상 1초에 2,000의 생명력을 회복하게 된다. 반면 피흡은 DPS(Damage Per Second, 1초당 공격 피해량)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만약 피흡이 1%이고 DPS가 30,000이라면 한 번 때릴 때마다 300의 생명력을 회복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이론상 그렇다는 말이라는 게 중요하다. 몹에 둘러싸여 공격을 받다보면 공격이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상태이상 특히 빙결과 같이 얼어 붙으면 이런 옵은 동작하지 않는다. 이걸 예외로 보고 적생과 피흡의 차이점에 대해 많이 실험을 해 봤는데 이제 대략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수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일단 적생, 즉 때리면 생명력이 회복되는 옵션은 무조건 공격 속도가 중요하다. 많이 때릴수록 생명력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만약 적생이 1,000인데 공격 속도가 1.0인 무기로 싸우는 경우와 적생이 500인데 공격속도가 2.0인 무기로 싸우는 경우 어디가 유리할까? 이론상 둘은 똑같아 보인다. 전자는 1초에 공격을 한 번 해서 생명력을 1,000만큼 회복하는 것이고 후자는 1초에 2번 공격해서 생명력을 1,000만큼 회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평타를 사용하는 기준이고 스킬을 사용할 경우 문제가 좀 달라진다. 만약 전자는 단일 공격 스킬을 사용하고 후자는 광역 공격 스킬을 사용한다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높은 생명력 회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피흡은 또 다른 차이가 있다. 피흡은 공격 속도도 중요하지만 DPS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피흡은 공격 데미지의 몇 퍼센티지를 생명력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만약 1%의 피흡 옵션이 있는 방어구를 사용하고 있을 때 DPS 30,000인 플레이어는 한 번 공격을 할 때 300의 생명력을 회복하지만 DPS 100,000인 사용자는 1,000의 생명력을 회복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평균 공격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극대화 공격이 매우 자주 터진다면 피흡의 효율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도 높아진다. 

똑같이 DPS가 30,000인 사용자더라도 한 쪽은 극대화 확률이 50%고 다른 한 쪽은 20%라면 피흡의 효율은 하늘과 땅 차이다. 두 사용자의 공격 속도에 차이가 있다면 이 차이는 더욱 커진다. 물론 DPS가 공격속도, 무기의 기본 공격력, 극대화 확률, 극대화 피해 등을 모두 합친 수치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DPS일 경우 극대화 확률이 높을수록 더 자주 극대화 피해가 적용된 공격이 되므로 피흡의 효율이 매우 높아진다. 

10번을 공격하는데 평균 20,000 정도의 공격(일반 공격)이 7번 터지고 극대화 공격이 3번 터지는 경우와 평균 20,000 정도의 공격이 3번 정도 터지고 극대화 공격이 7번 터진다면 어느 쪽이 더 많이 생명력을 회복할까? 당연히 후자다. 물론 극대화 공격도 랜덤하게 터지기 때문에 어떤 경우엔 두 상황이 비슷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극대화 공격이 자주 터질수록, DPS가 높을수록 적생보다 피흡이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다.

내 경우를 보면, 야만용사의 방어를 중요하게 생각했을 때 DPS가 40,000 정도였고 극대화 확률과 극대화 피해가 각각 30%/120% 정도였다. 이후 아이템을 바꿔서 공격 중심으로 아이템을 교체했을 때 DPS가 90,000 극대화 확률과 극대화 피해가 각각 48%/340%였다. 전자의 경우 적생이 1400이었고 후자는 적생 700, 피흡 3%였다. 생존율을 후자가 훨씬 높았다. 물론 사냥 속도도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적생과 피흡을 적절하게 맞춘 상태에서 공격력 위주의 아이템으로 세팅을 할 때 야만용사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