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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메이저 포털 업계의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 리뷰 및 향후 전망

지난 1월 24일 (주)비즈델리에서 주최한 <2008 웹 비즈니스 트렌드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했습니다. 제가 강연했던 부분은 이 글의 제목과 같이 메이저 포털 업계의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에 대한 분석이었습니다. 강연에서 사용했던 프리젠테이션 파일과 스크립트를 올립니다. 실제 강연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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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과 비교할 때 포털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어 왔습니다. 현재 종합 포털을 지향하는 5개 정도의 회사가 생존하고 있습니다만 포털 비즈니스에 새로운 도전자가 출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지난 10년 간 종합 포털의 역사를 간략히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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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포털 비즈니스는 one stop service를 지향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만족스럽게 제공해야 하는 부담감과 경쟁 우위 요소의 확보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고 포털 비즈니스 자체의 존재 가치를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0여 년이 흐른 현재 포털 비즈니스는 비록 상위 2~3개 기업으로 축약되기는 하지만 산업적 가치를 가지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대표하는 표현이 플랫폼으로써 포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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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으로써 웹이라는 의미를 가장 잘 반영한 것은 다름 아닌 국내 포털이었습니다. 특히 NHN의 네이버는 웹이 플랫폼으로써 얼마나 잘 동작하는지 보여주는 실천적 사례였습니다. 국내에서 웹 2.0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된 배경에는 네이버의 실질적 성공이 요인으로 동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웹 2.0과 관련한 기사를 살펴보면 네이버나 다음을 “플랫폼으로써 웹의 사례”로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실질적 영향력이 적은 몇몇 외국 서비스나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사례를 소개할 뿐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매우 정치적인 이유이거나 혹은 이미 존재하는 어떤 기업이 새로운 개념인 웹 2.0의 사례로 언급되는 것이 바람직하직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마치 웹 2.0의 전형이 Microsoft라고 이야기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웹 2.0의 논의 중 특히 웹이 플랫폼으로써 갖는 의미에 대한 설명을 가장 잘해주는 것으로써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플랫폼은 단지 요구정의를 만족하는 어떤 솔루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의 선택과 대중적 이용이라는 실질적 과제를 만족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포털은 이전 문서에서 의미했듯 두 가지 측면에서 웹의 플랫폼으로써 의미를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 미디어 포털
- 콘텐츠 포털

그리고 실물과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포털에 대한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쇼핑몰 비교 검색 시장의 일부를 네이버의 지식 쇼핑이 대체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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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털은 올해도 플랫폼의 지배력 강화에 몰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이로 인해 전문 포털 혹은 vertical portal이라 불리는 웹 사이트들은 점점 입지가 취약해 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약한 입지는 대량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매출이나 신규 수익 모델 창출에 실패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한두 해에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올해 또한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입니다.

포털이 플랫폼으로써 동작하려면 기술력, 자본, 사용자라는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한데 전문 포털의 경우 사용자 측면에서 플랫폼으로써 속성을 만족시키고 있지만 나머지 두 가지 영역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써 2005년 웃긴대학, DCinside를 비롯한 일부 웹 사이트가 이익 단체 구성을 도모한 바 있지만 성과적이지 못했습니다. 반면 온신협으로 대표되는 신문 발행 단체는 뉴스나 이미지 관련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포털과 상생 관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으로써 포털은 다중의 플랫폼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존 프라퍼티로 불렸던 포털의 서비스를 플랫폼 수준으로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프라퍼티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던 전문 포털의 입지가 계속 약화되고 있고 일부 전문 포털은 단순한 커뮤니티로 전락하거나 기업 인수합병의 재료로 사용되는 등 웹 생태계 전반에 좋지 못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포털의 멀티 플랫폼 성격이 강화되는 것은 포털 비즈니스가 갖는 고유한 성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문 포털의 입지가 약화되는 것은 환경의 변화로 인한 결과이지만 멀티 플랫폼을 지향하는 포털이 플랫폼의 공유와 배포 측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과 2007년 NHN과 다음은 오픈 API를 경쟁적으로 개발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최근 NHN의 경우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자사의 검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만 이것 또한 플랫폼의 공유 측면에서 미약합니다. 개방적 플랫폼의 제공은 국내에서 그 사례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 문제가 메이저 포털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2008년도 메이저 포털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플랫폼의 강화와 동시에 포털 비즈니스를 위한 사업적 파트너들이 자사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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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비즈니스 마켓의 경우 상위 4개 업체가 마켓의 90%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런 경우 마켓 플레이어들은 공통적인 비즈니스 행태를 보이게 됩니다.

(1) 적극적 혁신의 지연 : 1위 업체 모방, 서로 모방, 공통적 수익 모델 구현, 마케팅/운영 등 일반적 운영 방식의 유사함
(2)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의 부각

두 가지 행태는 포털 비즈니스 마켓 뿐만 아니라 다른 마켓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포털 비즈니스 마켓에서는 혁신적 서비스로 사용자가 급격히 이동하지 않는다는 선험에 의해 웹 서비스가 정체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지 몇몇 웹 서비스가 특이하다고 현재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다른 요소를 포기할 정도로 강력한 사용자 이동 요구를 발현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써 네이버의 카페 서비스와 블로그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1) 네이버는 카페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카페 서비스 사용자가 대거 네이버 카페 서비스로 이동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았다.
(2) 다음은 블로그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했고, 블로거기자단과 같은 열린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다음 블로그 서비스 사용자의 증가는 미미했다.

메이저 포털은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지난 세월 동안 마켓에서 경쟁하며 만들어진 고유한 서비스 영역의 확대와 신규 서비스 발굴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서비스 차별화에 대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포털은 자사가 갖는 고유한 특징이 사용자에 의해 선택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공급자 관점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무관심 혹은 예상 이하의 반응을 경험하며 차별화 부문을 자사 사업 분야 외의 다른 분야에서 찾고 있는 모습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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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NHN의 주요 전략은 포털 플랫폼의 확대 강화로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합 검색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기존 소외 받던 프라퍼티에 대한 사용이 높아지며 각 프라퍼티가 플랫폼으로 동작할 수 있는 기반을 축적하는데 몰입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매년 목표치로 삼았던 연 매출 1조원 달성이 2007년도에도 실패했고 때문에 2008년도는 해외 사업 특히 일본 검색 시장 진출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2008년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동시에 일본 검색 시장에 의미 있는 통계치를 마련하게 된다면 NHN의 사업적 비전에 보다 큰 힘을 싣게 될 것입니다.

- 핵심 과제 : 국내 시장에 대한 지배력 유지, 해외 시장 진출 사례 제시,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컨버전스 영역에 대한 도전(IPTV)
- 위기 요소 : 과도한 운영 비용 구조 개선, 정치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 신규 시장 개척에 대한 성과 도출, 법률적 규제에 대한 압박
- 예상 전략 : 선점 지위 유지 전략. 성과 지표 중심의 기업 운영 지속, 지속적 제휴를 통한 통합 검색 콘텐츠에 대한 우월성 확보, 갈등 관계 단체 (특히 언론사)과 관계 개선, 브랜드 마케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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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Daum은 최근 몇 년 간 지속되었던 구조조정의 후반기 단계에 이르렀으며 서비스 혁신과 마케팅에 대한 전략적 지향점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 지배 구조에서 이재웅 전 대표의 위상이 격하됨에 따라 오히려 회사 구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있었던 D&Shop 매각은 Daum의 포털 비즈니스에 대한 관점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Daum은 한국적 포털 비즈니스의 수익 모델의 유지를 위해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며 미디어 서비스인 미디어다음을 통한 프라퍼티간 연계성(integration)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07년도에 UCC라는 신조어를 다음의 브랜드로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만 평가와 달리 비용 대비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평가하기 힘든 상태인 것 같습니다. 

- 핵심 과제 : 기존 프라퍼티 간 연계성 강화, 통합 검색 점유율 상승, 서비스 특화 영역 구축, 신규 비즈니스 발굴
- 위기 요소 : 만년 2위 기업에 대한 부담감, 새로운 기업 비전 창출, 사용층의 노령화,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집중력 저하
- 예상 전략 : 낮은 자세로 전략을 설명. 젊은 기업으로 거듭나는 다음 브랜드 전략, 콘텐츠 및 서비스 제휴 파트너 기업에 대한 우호적 태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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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2006년도 후반에 ㈜엠파스와 인수합병을 결정하고 몇 개월 전 시장에 우회 상장한 SK comms는 업계의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엠파스와 네이트닷컴의 결합이 상승 효과를 발휘하여 경쟁력 있는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그 성과를 측정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모 그룹인 SK 그룹이 향후 그룹사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웹을 언급함으로써 SK comms의 전략은 SK그룹 특히 SK텔레콤의 전략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도 우려됩니다. 특히 SK comms의 자생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했던 유현오 대표가 미국 현지 법인 대표로 이전하고 SK그룹의 임원들이 SK comms의 임원이 됨에 따라 의사 결정 속도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최근 강도 높은 조직 개편에 의해 상당한 혼란이 있었으나 빠르게 상처를 극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핵심 서비스의 차세대 모델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있었으나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아닌 싸이월드 수정 모델의 제시로 방향을 잡고 있는 듯 합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이라는 대표 서비스의 국내 지배력은 압도적이지만 플랫폼으로써 포털 서비스를 완성시키기엔 개별 서비스의 특성이 매우 강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2008년도는 지난 몇 년 간 회사 내외부로 제기된 다양한 문제를 단지 열린 문제로 멈춰있는 상태를 극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핵심 과제 : 포털 아이덴터티 강화, 포털 플랫폼의 안정화, 싸이월드를 대체할 신규 웹 서비스 모델의 발굴, 모바일과 컨버전스
- 위기 요소 : 주체적 전략 수립에 난관, 복잡한 의사 결정 체계, 독창적인 서비스의 부제, 싸이월드의 전반적 하락세
- 예상 전략 : 열린 문제부터 해결. 몇 년 간 지속되며 해결되지 못한 과제에 대한 일단락, C2와 같은 뜨거운 감자에 대한 단기적 해결 과제 제시, 싸이월드의 하락세를 막을 수 있는 신규 서비스 제공, 해외 특히 미국 시장에서 big deal 성사와 유의미한 통계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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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200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는 야후!코리아는 지난 5년 간 조직 내외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한국 법인의 지분 구조가 변경되거나 대표 이사를 비롯한 고위 인사의 잦은 인사 이동이나 조직 개편은 그 예입니다. 반면 포털 웹 서비스의 차별성을 구현하는데 실패했고 새로운 사용자의 유입도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야후!코리아의 비즈니스 전략은 그들의 주장에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전략의 일부로써 동작하고 있는 것 같으며 이것은 2008년도에 변함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핵심 과제 : 매출 유지, 글로벌 서비스의 로컬리제이션, 한국적 서비스의 발굴

- 위기 요소 : 한국적 특성화 전략 부제, 브랜드 인지도 지속적 하락, 사용자 계층의 노령화, 개별 프라퍼티의 낮은 경쟁력

- 예상 전략 : 열심히 합시다. 글로벌 야후의 서비스 현지화, 온라인 광고 마켓에 대한 적극적 수성 전략, 글로벌 서비스의 영향력이 적은 프라퍼티에 대한 적극적 운영(야후미디어, 꾸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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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한국 메이저 포털의 전략 분석을 통해 2008년도 예측되는 포털 비즈니스 분야의 종합 전망과 시사점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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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한국 웹 생태계에서 포털의 전반적 지배력이 강화됨에 따라 소외되거나 지배되고 있다고 치부되던 포털 주변 세력의 약진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으로 대표되는 포털에 자사의 콘텐츠가 팔려 간다고 생각하던 기존 언론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관점에서 포털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포털 비즈니스가 안착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콘텐츠 제공사와 포털의 위상 및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고 기존 언론사들도 자사의 독창적 웹 서비스 개발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 포털 또한 언론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수용하거나 배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부 동의하는 제스쳐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많은 독립 사이트나 전문 포털이 메이저 포털과 제휴하거나 공동의 사업을 하기엔 메이저 포털이 제공하는 인프라스트럭처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쓸모가 거의 없는 오픈 API와 같은 요식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로 포털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포털 비즈니스가 안정화됨에 따라 포털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변 세력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도에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중에게 공개한 웹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자체적인 서비스 플로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 메이저 포털과 제휴할 영역이 매우 제한적이거나 제휴가 어려운 형태가 많았습니다. 반면 메이저 포털과 기존 제휴 관계에 있는 웹 서비스의 경우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습니다. 메이저 포털과 주변 세력의 관계가 보다 진보적으로 변화하려면 두 가지 노력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메이저 포털의 플랫폼 대중화와 접근성 향상에 대한 노력이 그 한가지이며 다른 한가지는 이들과 협력 관계에 있거나 협력이 가능한 독립 웹 사이트들이 자사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는 기능 – 오픈 API로 대표되는 – 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있을 때 주변 세력으로 멈춰 있는 콘텐츠 생산 업체나 독립 웹 사이트들이 포털이 생성한 마켓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파이를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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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포털 마켓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것인지, 새로운 게임의 룰이 생길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 대답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습니다. 현재와 같은 웹 포털은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만 완벽히 새로운 루키가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게임의 룰이 생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한데 앞서 이야기했듯 포털 마켓이 안정화됨에 따라 기존 메이저 포털이 게임의 룰을 바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산업 내부적 요인에 의해 거세될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그런 종류의 서비스를 제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게임의 룰이 적용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Daum에서 제공 중인 애드클릭스와 같은 광고 모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애드클릭스는 구글의 애드센스와 유사한 광고 모델인데 블로거 사이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구글 애드센스에 비해 수익이 매우 저조하여 구글 애드센스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Daum 애드클릭스는 매월 수익이 현금으로 지급되며 구글 애드센스에 비해 사용 및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Daum 애드클릭스의 실제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고 파급력이 적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사용자가 적은 것이고 또 하나는 광고주가 적은 것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문제이자 동시에 한 가지 문제입니다. 광고를 붙이는 사람에게 높은 수익을 돌려 줄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광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고 그만큼 노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광고주 또한 애드클릭스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구글이 애드센스를 통해 만들어 낸 게임의 룰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게임의 룰은 새로운 형태의 수익 모델을 구현한 웹 서비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예컨데, 완벽히 무료에 무제한 공간과 트래픽을 제공하는 웹 하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 공간에 제공되는 광고에 대한 수익을 독차지하는 조건을 사용자에게 이해시키면 됩니다. 과거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광고를 서비스 공급자가 갖는 형태는 존재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모델의 차이점은 그 광고의 형태가 “개인의 공간”에 노출되며 개인은 그 광고의 수익에 따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에서 오로지 개인적 사용만을 위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게임의 룰은 새로운 형태의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2008년도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제안하는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메이저 포털의 응대 태도에 따라 게임의 룰이 급속히 혹은 현저히 느린 속도로 전파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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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업계 뿐만 아니라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신화 중 하나는 이런 것입니다,

“좋은 혹은 잘 만든 서비스는 사용자를 이동하게 한다”

과거 이 신화는 맞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메이저 포털 사이에서 이것은 통하지 않는 신화일 뿐입니다. 여전히 잘 만든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옮겨가는 사용자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경우는 매우 드물거나 거의 없습니다. 메이저 포털의 개별 프라퍼티를 비교하면 서비스의 구현 상 질적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용자의 이동은 서비스의 구현 정도 보다는 운영 이슈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2007년도 대통령 선거 기간 네이버뉴스의 경우 정치 기사의 댓글을 폐쇄했고 그로 인해 일부 사용자가 미디어다음으로 이동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네이버가 정치 기사의 댓글을 연 후에도 일부 사용자는 네이버 뉴스로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그 변화가 획기적이거나 결정적이지 않았지만 일부분 영향을 미쳐 미디어다음의 트래픽이 상승하는 효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후!코리아의 경우 대통령 선거 기간 다른 경쟁 포털이 메인 화면에 내세우지 않았던 몇몇 기사를 제공함으로써 단기적으로 트래픽 상승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것 또한 새로운 서비스로 인한 트래픽 이동이라기 보다는 운영 이슈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SK comms가 2007년도 초반에 싸이월드의 미래로 제시했던 C2는 사용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1년이 지나도록 답보 상태를 반복하고 있는데 신규 서비스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메이저 포털의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계속될 것이지만 그로 인해 경쟁 포털의 사용자가 대량으로 유입되려면 서비스 자체의 참신성 뿐만 아니라 게임의 룰 자체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게임의 룰이 단지 한 포털의 도전으로 이뤄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Daum 애드클릭스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자가 대폭 확대되려면 가장 많은 블로그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의 서비스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네이버 또한 이런 시도를 했을 때 경쟁사의 광고 상품이 네이버 내에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시도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때문에 포털 내부의 신규 서비스는 혁신이나 참신성 보다는 자사의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며 이것은 포털 스스로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포털이 한국 웹 서비스를 주도하는 역할은 하지 못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메이저 포털은 2007년도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선보였습니다. 이 서비스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 특성이 있었습니다.

(1) Me too 서비스 : 해외 사례에 대한 벤치마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사 서비스의 공개가 잇따랐습니다.
(2) 웹 2.0같은 서비스 : 2006년도 화두가 되었던 웹 2.0에 대한 이데아를 구현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만 사용자의 반응은 ‘이게 뭐야?’라는 것이었습니다.
(3) 여전한 따라 하기 : A 포털에서 공개된 서비스가 곧이어 B 포털에서 보이고, C 포털에서 보이는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2007년도에 메이저 포털에서 주목할만한 서비스는 없었으며 오히려 “이렇게 하면 특별할 것 없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서로 참고하며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공개하는 식으로 유대감을 확인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창조력 부족이라든가 메이저 포털의 ‘천천히 가자’에 대한 암묵적 카르텔이라고 매도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포털 비즈니스가 산업적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그 동안 매년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사업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모델을 찾아 헤매었다면 최근 몇 년은 산업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산업은 그 동안 투자된 비용을 회수하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고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유통 및 수출이라는 행태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1위 업체인 NHN의 최근 행보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포털 비즈니스의 전형성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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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는 NHN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며 Daum과 SK comms의 서비스 경쟁 또한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 포털 비즈니스가 안정화됨에 따라 메이저 포털 또한 경쟁력 있는 서비스에서 더 이상 큰 도전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지식 검색과 블로그, Daum의 미디어와 카페, SK comms의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와 같은 서비스는 지난 몇 년 간 치열한 경쟁 끝에 각 포털이 쟁취한 안정적 지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혁신성 보다는 운영과 마케팅에 의해 안정적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각 메이저 포털의 비즈니스 안정성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IPTV나 모바일 웹으로 대표되는 포털 비즈니스의 컨버전스 영역 또한 포털 마켓의 변화를 추동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컨버전스 영역은 이동통신사나 광대역 서비스 제공 업체가 주도권을 갖고 있고 안정화 단계는커녕 이제 서비스를 시험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해외 사업 부문은 국내 시장에 대한 지배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기업의 내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 역할을 할 것이므로 메이저 포털의 경쟁 구도에는 단기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입니다. 향후 2년 간 포털의 경쟁 구도는 큰 변화를 갖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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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털의 개별 프라퍼티 사이 사용자 이동은 포털의 경쟁 구도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서 예시한 네이버 뉴스와 미디어 다음 사이 사용자 이동은 네이버와 Daum 사용자의 이동과 다소 다른 형태지만 프라퍼티에 대한 신뢰성과 충성도에 대한 변화를 가져 오며 메이저 포털의 전략에 일부분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2008년도에도 다수의 사용자는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다음에서 카페를 쓰며 SK comms의 인스턴트 메신저를 쓰는 행태를 지속할 것입니다. 과거 포털에서 원했던 사용자 행태가 one stop service의 제공으로 인한 포털 수익의 극대화였다면 2008년도 현재 시점에서 포털은 그런 역할에 대한 강박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또한 포털은 몇몇 프라퍼티를 통해 실질적인 표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대표적으로 포털 뉴스의 track back 허용)

포털 스스로 느낄 수 없는 작은 변화가 누적되고 이로 인해 포털의 서비스 형태가 과거에 비해 좀 더 열린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은 오래지 않아 포털 비즈니스 구조가 변화할 수 있음을 내포합니다. 변화할 그 구조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 보기 힘든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형상 여전히 몇 개 메이저 포털에 의해 지배받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 포털은 대량의 사용자와 트래픽을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형태를 띌 것으로 예상합니다. 2~3년이라면 매우 긴 시간처럼 보이겠지만 그 시간 동안 한국의 포털은 그렇게 변화할 것입니다.

(from : tracezo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