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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블로거뉴스 2.0과 블로그 수익 모델

미디어다음은 오는 5월 19일 기존 블로거뉴스를 개편한 블로거뉴스 2.0을 선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미디어2.0 웹 사이트의 글을 읽어 보면 된다. 금주 목요일(5월 3일) 개편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다고 하는데 관심 있는 분은 찾아가서 궁금한 사항을 직접 물어 보면 될 듯 하다.

미디어 2.0 사이트에서 언급했듯 블로거뉴스 2.0의 핵심 변화는 자신이 생산한 콘텐츠로 인해 발생한 트래픽을 블로거 자신에게 돌려 주는데 있다. 사용자가 참여해야 비로소 콘텐츠가 완성되는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는 반드시 사용자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대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유/무형의 재화
2. 재정의된 가치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기자단의 경우 매주 몇 명의 히트작을 선발하여 다음 캐시 10만원을 지급해왔다. 이것은 첫번째 유형의 대가를 의미한다. 그 대상이 너무나 적었지만 일부 블로거 기자들은 10만원을 위해 열심히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미디어다음 편집진 또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런 사용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고민했는데 고민의 한 방향은 1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블로거 기자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미디어다음이 원하는 블로거 기자의 숫자와 다양한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보다 광범위한 대가 체계(reward system)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미디어다음의 편집자와 관계자들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을 것이다. 나 또한 여러 차례 조언을 한 바 있다. 내가 했던 조언과 비슷한 조언을 한 사람들이 제법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가장 최근에 만났을 때 나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돈과 명예다"라는 말을 했다. 특히 블로거에게 명예는 많은 방문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단지 오늘 증가한 히트수(방문자 수) 때문에 아무런 대가없이 훌륭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재정의된 가치'를 의미한다. 그 가치를 주기 위해 다음 혹은 미디어다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사용자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다음이라는 포털의 사업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트래픽이었다. "다음 메인에 여러분의 블로그가 링크된다"는 것이 바로 그런 고민의 결과다.

또 다른 의미에서 미디어다음의 이런 결정은 선택과 집중에 대한 판단을 했음을 의미한다. 작년 가을 무렵 다음 본사 강의를 할 때 나는 한 가지 이야기를 거의 세 시간 동안 했다. "주적 개념을 설정하라"가 그것이었다. 주적을 네이버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고 그래야 다음이 다시 중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 강의가 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또 다른 이야기를 했다. 만약 다음이 네이버와 싸우고 싶다면 '이길 수 있는 영역'에서 싸움을 하라고 말했다. 아마 미디어다음 관계자에게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검색 부문에서 네이버를 이기는 것은 매우 힘들고 투입 자원 대비 효과가 매우 적을 것이라고 했다. 검색 서비스나 사업을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었다. 검색은 투입되는 자원의 효과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나타난다. 단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투입 자원을 줄이면 결국 실패하게 되고 그렇다고 막연히 장기적인 목표만 설정하고 무제한의 자원을 투입할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검색 서비스에 대한 자원 투입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마치 제조업에서 R&D 투자 비중을 낮췄을 때 단기적인 실적 개선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처럼 다음 또한 검색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색 서비스의 경쟁력은 기술적인 이슈와 사용자들의 생활 패턴 변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때문에 다음의 검색 서비스가 네이버를 위협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게 될 때까지 다음은 또 다른 영역에서 네이버와 싸움을 벌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점이다. 절대 져서는 안되는 싸움.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을 하는 최선의 방법은 게임의 룰(rule)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매우 뛰어난 힘을 가진 경쟁자를 비겁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이길 수 있는 룰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 룰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 반드시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는 것
- 네이버도 요구 받고 있는 것
- 그러나 네이버는 할 수 없는 것

첫번째는 트랜드(trend)를 말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업계의 현황을 말하고 세번째는 적에 대한 분석을 말한다. 미디어다음이 이 세가지 원칙에 맞춰 선택한 것은 다음의 메인 영역에 블로그를 직접 노출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를 포털을 위한 콘텐츠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다음은 미디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인식과 사업 전략의 차이 때문에 다음이 메인에 개인 블로그의 아이덴터티를 직접 노출하더라도 네이버는 즉각 응대하기 힘들다. 물론 위험 요소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럴 때 써 먹을 수 있는 격언이 있다, "No risk, No return"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면 대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구나 2위 업체라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5월 19일 개편을 통해 미디어다음이 꿈꾸는 모습이 이뤄진다면 미디어2.0의 글에서 이야기하는 미래가 펼쳐질 지 모른다. 꿈이 현실이 된다면 한국 온라인 광고 시장 또한 장기적 발전을 전망할 수 있다. 블로거뉴스 2.0에서 미디어다음이 바라는 순순환 구조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구조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어 왔던 것이다.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았던 이유는 발화점(Ignition point)이 없었기 때문이다. 블로거를 위한 수익 모델을 제안하고 실천한 몇몇 사이트나 기업이 있었지만 그다지 큰 효과를 얻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발화점을 제공하기엔 턱없이 낮은 트래픽과 산업 영역으로 발전시킬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음의 이번 시도는 기존의 다른 사이트나 기업과 달리 발화점으로 역할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에는 최근 런칭한 애드클릭스와 같은 다음의 수익 모델의 확산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웹 서비스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대가를 돌려 줘야 한다. 그러나 이 큰 원칙만으로 사업을 하거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다. 수많은 실천 과제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는 명확하고 단호하며 혁신적이어야 한다. 다음의 메인 영역 일부를 블로그를 위해 내 놓는 것은 매우 간단한 결과다. 그러나 추측하지 않아도 얼마나 오랜 시간 고민했을 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무엇을 혁신한다는 것은 단지 대상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주체가 변화해야 한다. 블로거뉴스 2.0은 다음 스스로 변화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예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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