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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활발한 국내 블로거의 수

인형사 님이 '올블로그는 작은 그룹'이라는 글에 대해

"활발한 국내 블로그의 수가 생각보다 작을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요즘 든다는 덧글을 남겼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생각'을 누가 했냐가 아니겠는가. 올블로그에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하고 글을 공급(feed)하는 7천 4백 개의 블로그 가운데 일주일에 하나라도 글을 올리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올블로그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 그래서 좀 있다 물어볼 생각이다. 하지만 대충 추측해봐도 2천 명은 안될 듯 하다. 파레토의 법칙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통계적 특성을 올블로그라고 벗어날 수는 없을테니까.

그러나 올브로그 사용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현재 올블로그에 올라오는 실시간 글은 사용자들이 충분히 수기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만약 이보다 10배 정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이 확대되면 어떻게 될까?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활발해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네이버 블로그는 1초에 대여섯개의 글이 동시에 올라온다. 그럼 네이버의 '후끈후끈'과 같은 실시간 리스트를 읽는 사람들이 많을까?
제공되는 글의 숫자가 늘어나면 실시간 리스트는 힘을 잃게 된다. 네이버 뉴스에서 '속보'를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은가? 다시 말해 "양이 늘어나면 질이 변화하게"되며 그 질적 변화는

- 다른 서비스 아이템을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 제한된 자원의 가치가 증대

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네이버의 '랜덤 블로그' 활성화라든가 '메인 페이지의 가치 증대'가 그러한 예다. 다시 인형사님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활발한 국내 블로그의 수는 분명히 적다. 특히 포탈과 같이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것을 통해 뭔가 이익을 획득하려는 회사 입장에서는 분명히 적다. 차라리 미니홈피처럼 경쟁자가 침입할 수 없는 폐쇄적이며 독점적인 공간(space)를 생산해 내 버린다면 모를까 블로그는 굉장히 다루기가 까다롭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 블로그 시장은 인터넷 전체 블로그 시장의 극소수일 뿐이다. 이걸 인정한다면 한국 블로그 시장은 테스트 필드(test field)로써 역할을 하며 새로운 오픈 커뮤니케이션 솔루션(Open communication solutions)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요즘 내가 블로그 자체의 문화적 현상보다 작은 규모의 커뮤니케이션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리적, 문화적, 경제적, 인류학적으로 매우 작은 집단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아이템에 대해 극렬하게 반응하고 이것을 잘 응용한다면 새로운 솔루션을 빠르게 개발하고 수정 보완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4천 만이 길거리에 다 뛰쳐 나와 "대~한민국"을 외친 나라가 세상 어디에 흔하겠는가? 이걸 장점으로 삼는 건 좋지만 수익 모델의 관점이라는 협소한 관점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