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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블로그와 대중성

일단, 인터넷(internet)이 대중을 위한 공간이 된 지 제법 시간이 흘렀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10년 전인 1996년 당시 인터넷은 여전히 대중으로부터 먼 공간이었다. 가능성은 높았으나 그보다는 전화 접속을 통한 PC 통신이 대세였다. 약 5년이 지난 2001년, 인터넷은 대중의 공간으로써 거의 확신할 수 있었으나 여전히 변동의 여지는 있었다. 그리고 10년 후 이제 인터넷은 완벽히 대중을 위한 공간이다. 심지어 전문적이며 접근이 제한된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비록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인터넷을 단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많지만 별 상관은 없다. 왜냐면 세계의 변화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로 본다면 절대 다수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갖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겐 이른 일이겠으나 내게 있어서 블로그와 대중성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며 현실적이다. 블로그를 통해 쓰는 글이 그 자체 네트워크에서 활발히 퍼져 나갈 수 있는 시기가 올 때까지 블로그는 기존 미디어의 힘을 비는 수 밖에 없다. 마치 5년 전 인터넷 사용 인구는 충분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자체가 미디어 역할을 하기엔 다소 힘이 약한 시기와 비슷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는 동안 블로그는 대중성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힘든 이야기도 풀어 써서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그런 목적이 아니라면 관계없다. 평소에 글을 쓰는 식으로 써도 그만이다. 현재 블로그 자체에 관심을 갖는 식자층이 좀 더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 고민 자체가 '좋은 글'이 아니라 '잘 전파되는 글'을 양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좋은 글'을 쓰고 모을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야 하는데 이것은 프론티어와 얼리 어댑터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리더십을 갖게 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최근 블로그에 대한 논의가 발전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여전히 새롭게 블로고스피어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과거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고 몇 년 전부터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논의해 온 프론티어들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단지 대답을 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저작물도 나오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이미 그것에 흥미를 잃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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