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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블로그 수익모델에 대한 기사

경향신문 손봉석기자는 지난 11월 2일 자사 웹 사이트에 송고한 기사인 "블로그, 정보공유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진화한다"에서 한 블로거가 올린 글을 인용하며 블로그의 수익 추구에 대한 보도를 했다. 이 기사에서 사용된 몇몇 적절치 못한 단어에 대해 우려의 마음을 표한다. 기사의 제목인 '돈벌이 수단'은 적절치 않은 단어로 보인다. 대개 이런 표현을 쓴다면 블로거가 돈벌이를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기자가 블로그의 돈벌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는 건 자유다. 그러나 기사의 내용을 읽어 보면 과연 이 기자가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것인지 긍정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실(fact)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어휘 선택을 잘 해야하지 않았나 싶다. '정보판매', '수단', '인기 몰이'와 같은 독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며 동시에 블로그를 통한 수익 구현의 방법에 대해 글쓴이의 표현을 그대로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원래 이 기사를 쓰게 만든 원본 글의 작자 또한 이런 보도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다음 메인까지 글이 올라갔으니 손봉석기자도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의 내용은 원본 글의 내용을 인용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기사를 쓰려고 했다면 해당 블로거가 쓴 글의 내용에 또 다른 조사나 인터뷰, 탐사, 의견이 있어야지 않았을까? 한 블로거가 쓴 글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도 있고 그만큼 블로거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쓰는 일이 전업인 언론사의 기자가 쓴 기사치곤 너무나 허술하다. 게다가 글의 제목이나 기사 곳곳에 사용된 단어는 블로그가 마치 최초의 '정보공유'에서 '정보판매'로 전락하고 있다는 오해를 낳게 만들 수 있다.

원본 글의 선정성과 그것을 다음 메인에 올린 미디어다음, 그것을 기초로 기사를 작성한 경향신문 기자, 그리고 그것에 환호하며 댓글로 티스토리 초대권을 요청하는 네티즌. 마치 한 편의 작은 시나리오같다. 그 와중에 블로그 수익 모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정작 원본 글을 쓴 작자에게만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