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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싸이월드의 과도하게 친절한 스크립트

아주 오랜만에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에 접속했다. 로그인을 하려는데 자꾸 아이디 입력창에서 마우스가 비밀번호 입력창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왜 이렇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시도를 했는데 자꾸 옮겨 간다. 가만히 보니 싸이월드가 최근에 메인 페이지를 고치며 마우스 커서의 위치에 따라 입력창에 자동으로 입력 커서가 위치하도록 스크립트를 수정한 것 같다.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아이디/패스워드 창 중 마우스 커서가 위치하는 곳으로 입력 포인트가 이동한다. 내 노트북은 터치 패드 때문에 입력을 하다 보면 가끔 본의 아니게 손가락이 터치 패드에 닿아서 미세하게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곤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디 창에 마우스 커서가 위치할 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밀번호 창에 마우스 커서가 위치할 때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이런 스크립트를 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이것이 과도한 스크립트의 사용이라고 생각한다. 메인 페이지가 열렸을 때 로그인 창에 입력 포커스가 자동으로 위치하는 정도의 스크립트는 사용자 편의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웹 사이트가 이런 스크립트를 사용한다. 특히 로그인을 해야 사용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서비스나 로그인 창의 경우엔 빠짐없이 이런 스크립트 - 입력 포커스 자동 이동 -를 사용한다. 그런데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는 과도하게 스크립트를 적용한 느낌이다. 마우스 포커스에 따라 입력 포커스가 자꾸 바뀌다보니 마우스를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아이디 입력하다 패스워드 입력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물론 싸이월드 측에서 이런 현상을 모를 리 없고 사용자의 편의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런 스크립트를 사용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아이디 입력 안하고 패스워드만 입력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이디를 입력한 후 패스워드를 입력하기 위해 tab 키를 누르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아이디 입력하고 패스워드 창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클릭한 후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의 스크립트는 기껏해야 '클릭 한 번을 대신한다' 정도의 의미일 뿐이다. 마우스 커서를 조금만 잘못 움직이면 입력 포커스가 변해 버리는 것과 '클릭 한 번 대신한다'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일까?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를 기획하고 코딩한 사람들의 의도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내 관점에서 이런 식의 스크립트는 과도한 친절이자 무식한 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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