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guacu ONLY

웹 서비스 활성화 기간

분명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웹 서비스는 활성화를 위한 투자 기간이 필요하다. 이 주장은 현업에서 웹 서비스를 기획, 개발,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재론의 여지없이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경영진이나 웹 서비스를 운영해 보지 못한 신생 기업의 기획자 혹은 대표들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필수적인 투자 기간에 대한 부정에 주로 이용되는 예제가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과 같은 만들어진 지 얼마되지 않아 대량의 사용자를 확보한 웹 서비스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빅 스타가 되는 연예인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인정하더라도 더 많은 연예인들은 연습, 데뷰, 인기, 침체를 반복하며 성장한다. 이런 연예인들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이루는 근간이 된다.

웹 서비스도 다른 경제 분야와 마찬가지로 분명 수퍼 루키(Super Rookie)가 존재한다. 그러나 경제 시스템은 수퍼 루키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수퍼 루키 또한 경제 시스템을 좌우할 정도로 성장하려면 반드시 일정한 투자 기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며 성장한다면 수퍼 루키는 해당 분야의 지배자(dominator)가 될 수 있다. 실질적인 이익 창출은 지배자가 되는 시점에서 발생한다. 수퍼 루키 즉 처음부터 독특하고 대중적이며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든다면 평범한 서비스보다 초기 시장 진입과 활성화 기간이 짧을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그런 수퍼 루키조차 실질적 수익을 창출하는 지배자의 권한을 획득하는데 반드시 투자 기간이 필요하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유튜브와 같은 웹 서비스는 수퍼 루키로 시작하였지만 아직 해당 분야의 지배자가 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동영상 광고 모델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적용시켜 실질적인 이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가 수퍼루키의 위치를 지키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도 있다. 위치를 지킨다는 표현은 단지 많은 사용자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술력, 시스템 운영, 경영 지표, 인력 수혈, 투자자의 변심 등 수 많은 과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을 흔히 "운영의 묘"라고 한다. "운영"이라는 단어를 단지 사용자들에게 피드백하는 어떤 행위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때문에 수퍼루키로 시작했더라도 반드시 지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게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으로 해당 분야의 지배자가 되는 경우가 더욱 흔하다.


만약 현재 만드는 웹 서비스가 치열한 경쟁 분야에 포함되어 있다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보다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수퍼루키가 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아이디어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치열한 경쟁 분야일수록 수퍼루키든 평범한 웹 서비스든 관계없이 장기적인 운영을 예견해야 한다. 새로운 웹 서비스가 매우 특이하여 초기 사용자 모객에 도움이 되고 인기를 끌 수 있다면 시장 진입 자체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운영 경험이 축적되기 전에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해 버린다. 순식간에 수퍼 스타가 된 연예인들이 마약에 빠지거나 엉뚱한 짓으로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은 그 사람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준비되지 않은 행운에 대한 반발이라고 볼 수 있다. 웹 서비스도 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예제가 <아이러브스쿨>이나 <마이엠> 같은 경우다.

<아이러브스쿨>은 필연적 우연에 의해 수퍼루키가 되었지만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할 역량 축적이 되기도 전에 거대한 트래픽(huge traffic)을 처리해야 했고 이에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영상 실패와 투자 실패까지 이어져 결국 쇠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마이엠>의 경우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짧았고 과도한 회사 내부의 자신감에 의해 실패한 케이스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일반 포털을 준비했지만 준비 기간을 12~18개월 정도로 설정한 것은 큰 실수였다. 경쟁자들의 상황을 분석했다면 최소 24개월의 준비 기간을 가져야 했고 독특한 아이디어 보다는 장기적 개발 과제를 설정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 때문에 급하게 서비스를 런칭했고 필연적인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웹 서비스는 사용자가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많은 사용자가 웹 서비스를 사용하고 자신의 생활 일부를 그 곳에 투영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10만 명을 방문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들 중 10%가 재방문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재방문에 걸리는 평균 시간은 통계적인 의미가 있을 뿐 자신의 웹 서비스가 되었을 때는 별 의미가 없다. 그야말로 경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웹 서비스는 만드는 과정에 대한 노력만큼 그것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비록 평범한 웹 서비스로 시작했더라도 운영의 묘에 의해 경쟁력을 가진 웹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운영'은 단지 웹 서비스 사용자에 대한 피드백이나 콘텐츠를 어떻게 추가하는 정도의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류 웹 서비스들은 일단 웹 서비스를 만드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무런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진심으로 자신이 만드는 웹 서비스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웹 서비스가 공개된 후 무엇을 할 것인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포함되지 않은 웹 서비스를 두고 무엇이 우월하고 무엇이 열등한지 토론하는 소모적 논쟁만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