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관계에 대하여...

나는 세간에서 소위 말하길 '유명 블로거'다. 나는 이것이 상당히 불쾌하다. 내 직업이나 경력, 경험과 관계없이 '유명 블로거'로 불러 버리는 게 불쾌하다. 내 인생에서 블로거로써 지위는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커리어는 10년이 넘는다. 근데 그냥 유명 블로거로 불러 버리면 불쾌하지. 그래서 기자나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꼭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는 유명 블로거 아닙니다.

그래도 현실은 좀 인정하자. 그래 유명 블로거 맞다. 덕분에 여러 사람들 자주 만난다. 만나기 어려운 분들도 만나고 참 고맙다. 그런데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도 자주 만난다. 그냥 유명세라고 생각하며 만나긴 하지만 힘든 건 숨길 수 없다. fan이라고 자청하는 분들의 만남은 차라리 낫다. 별 부담없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힘든 만남은 뭔가를 묻고 싶어하고 듣고 싶어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경우다. 내가 무엇을 말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은 정말 힘들다.

만남은 모든 게 소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내 시간과 상대방의 시간을 함께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까다롭게 사람을 만난다.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준비가 부족한 사람들을 만나면 일장 연설과 잔소리를 한다. 그 때문에 다시는 나와 만나지 않게 되더라도 다음에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좀 더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냥 웃으며, 좋은 소리하며 만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사람에 대한 최선의 예의는 그 사람의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비록 어떤 사람과 관계는 내 시간을 완전히 소비해 버렸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 잔소리와 충고를 한다. 또 다른 사람의 시간을 소비하지 않도록 조언한다. 첫 만남에서 이런 잔소리와 충고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한다.

개인적인 관계에서... 나는 할 말이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고 어지럽게 만든다. 그냥 미안하다는 말 외엔 할 이야기가 없다. 그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안 믿고 싶어하고 쿨하지 못하다고 지적하지만 그래도 말한다. 진심을 숨길 수는 없으니까.

'Memo'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슴 아플 때...  (0) 2006.08.26
상품권, 로비, 바다이야기 그리고 언론사  (3) 2006.08.26
P/V와 U/V  (8) 2006.08.26
다음 블로거 기자단 강연 후기...  (1) 2006.08.25
고민  (5) 200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