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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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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기획과 방법론 몇 년 전 이 업계에 '인사이트(insight, 직관 혹은 통찰력)'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 단어가 가장 흔하게 쓰였던 경우는 인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였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의 문장이다, "기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있는 훌륭한 인재가 수 백 명의 평범한 인재가 이루지 못하는 일을 하곤 한다.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원은 인재이며 또한 인사이트가 있는 인재는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당시에 나도 몇몇 기업에서 '직관적인 기획'에 대해 강의를 한 적 있다. 강의 말미에 나는 직관적인 기획을 하려면 머리가 터지도록 연구해야 하고 발바닥에서 땀나도록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그리 진지하게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직관적인 기획'에서 자신들이 ..
웹 기획자 되기 1995년 웹을 처음 접한 이후 13년 간 웹과 관련된 일을 하며 나를 부르는 호칭이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런데 그 이름 중 내 마음에 드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웹에 관심을 갖던 초창기 학생이었던 나는 웹이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브라우징을 통한 손쉬운 콘텐츠 입수에 흥분해 있었고 그것을 전문 잡지나 신문 등에 기고를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책을 두 권 쓰기도 했는데 그 이후 더 많은 잡지에 글을 썼다. 당시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테크라이터'라고 불렀다. 몇 년 후 졸업을 하고 웹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그 회사에서 새로운 웹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다.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하는 나를 '웹 마스터'라고 불렀다. 이후 전망을 다소 수정하여 신규 사업에 걸맞는 웹..
웹 서비스 개발팀의 팀장 지위가 사람을 규정한다는 말이 있다. 심리학적인 관점이든 경영학적 관점이든 지위에 따라 똑같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웹 서비스 개발팀의 팀장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웹 서비스 개발팀의 팀장'은 프로그래머를 지칭하지 않음을 분명히 해야겠다. 개발팀의 팀장이라면 대개 프로그래머이거나 프로그래머 경력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웹 서비스 개발팀'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여기서 '개발팀'은 특정 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 모두를 말한다. 개발팀은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과 디자인을 하는 사람, 기획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마케팅이나 고객 지원, 프로모션 팀도 포함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될 경우 개발의 범주가 ..
웹 사이트의 자동화 시스템 정책 웹 사이트를 만들 때 만약 어떤 페이지가 동적으로 자동 구성되게 만들려면 반드시 어떤 정책(policy)이 필요하다. 자동화 시스템은 대부분 매우 간단하다. 그러나 본질적인 측면에 접근하면 자동화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복잡해 진다. 대부분의 시스템은 더 복잡해지려는 속성이 있고, 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더 복잡해지기도 한다. 더 많은 '조건'이 있을수록 보다 '신뢰할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1년 즈음에 한 웹 사이트를 만들며 메인 페이지에 을 포함시킬 계획을 세웠다. 회사 경영진은 웹 사이트 운영을 위한 인건비를 최소화하길 바랬다. 때문에 매일 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이 부분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나는 몇 가지 이유를 들며 그런 구성이 바..
약관 동의를 위한 체크 버튼 지난 주 한 웹 사이트의 스토리보드를 검토하다 발견한 사소하지만 모든 웹 사이트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사항을 이야기하려 한다. 주제는 상품 신청에서 '약관 동의'에 대한 인터페이스 처리다. 고객사의 경우 구매할 상품을 선택한 후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현재 신청 상품에 대한 긴 페이지가 나타난다. 과거에 여러 페이지를 거쳐서 결제가 처리되던 것을 편리하게 만들긴 했지만 페이지의 길이가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그냥 내버려둬도 상관없다. 어차피 사용자가 다 읽어야만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링크나 스크립트로 내용을 숨기면 오히려 더 많은 문제 - 도대체 그 내용이 어디 있는거죠!라는 항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길게 페이지 스크롤이 발생해도 문제없다고 ..
에러메시지를 만드는 우리의 자세 흔히 사용자가 잘못된 데이터를 입력했을 때 웹 사이트는 에러 메시지를 돌려 준다. 대개의 에러 메시지는 아무런 고려 없이 프로그래머의 성향에 따라 만들어진다... 이 부분에 대해 8년 전에 기획자들에게 이야기를 한 것이 있다. 기억 나는 것을 옮기면 이렇다. "사용자가 잘못된 URL을 입력했을 때 어떤 메시지가 나타나야 할까요? Apache 서버에서 기본으로 나타나는 기술적인 메시지가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웹 사이트는 이걸 그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 즉, 404 error를 나타내는 메시지를 적절하게 만든다면 좀 더 친절한 웹 사이트가 되지 않을까요?" 내가 인덕이 없었던 것인지 이 이야기를 들은 기획자들은 다들 '바빠 죽겠는데 그런 메시지 고칠 시간은 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지금도..
웹기획 책을 먼저 읽어 볼 분? 아는 분만 알고 있는 제 책쓰기 관련 역사가 있습니다. 벌써 햇수로 3년 넘게 질질 끌고 있는 책이 한 권 있는데 목록 잡기만 수십 번은 한 것 같습니다. 초안을 썼다 버린 적은 수도 없습니다. 바로 "웹 서비스 기획"에 대한 책입니다. 책을 쓰지 않고 오죽 질질 끌었으면 작년 7월에는 8월 탈고를 하겠다고 편집 기획자에게 약속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물론... 잘 안되었죠. 그 후에 몇 가지 글쓰기를 막는 일이 정리되자 몇 개월 전 올해 6월 말에 탈고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탈고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책에 포함될 가장 중요한 현업에서 실험이 마무리되었기 때문입니다. 웹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필요한 요소를 나열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를 ..
웹 2.0과 지도 서비스 웹 2.0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위치와 정보'를 다루는 지도 서비스다. 대표적인 예제가 구글어스나 구글 맵스 같은 것이다. 내가 이런 주제에 대해 고민할 때 참조하는 블로그가 한 군데 있다. 이 블로그는 제목 그대로 웹 2.0에 대한 관심을 지도 서비스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이 블로그의 글을 읽어 본다면 - 제목 리스트를 보거나 - 웹 2.0과 관련한 지도 서비스의 몇 가지 이슈를 이해할 수 있다. 지도 서비스는 연구하기에 매우 흥미로운 주제지만 깊이 파고 들기엔 일반인의 접근성이 낮고 때문에 이런 주제의 블로그를 계속 유지하려면 업무상 관련성이 있거나 깊은 개인적 비전이 연관되지 않으면 힘들다. 발견하기 힘든 종류의 블로그니 북마크 해 두는 것이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