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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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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와 현실적 포기 집에 화분 몇 개가 있는데 각각 물 주는 시간과 양이 다르다. 가끔 뭔가에 몰입하고 있다 보면 화분에 물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과 달리 식물은 목 마르다고 칭얼대지 않기 때문에 망각의 기간이 꽤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어느 날 문득 주의 깊게 화분을 보니 아뿔싸! 벌써 이파리는 시들어 버렸다. 겨우 물을 주고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죽어 버리기도 한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다 문득 그런 상황을 막아줄 수 있는 어떤 도구(utility)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면서 화분에 물을 주는 시간을 알 수 있는 것. 타이머가 달린 자동 물 공급기는 너무 대량의 작물 재배에나 필요한 것이고 불필요하게 복잡하다. 나는 그저 물을 줄 타이밍만 알면 ..
소셜 커머스의 실시간 데이터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 들어가면 ~명이 구경 중이라는 기능을 발견할 수 있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하려면 로그인한 상태에서 현재 머무는 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할텐데 그건 브라우저 익스텐션을 설치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는 거의 불가능할 듯 하다. HTML 5에서 이와 비슷한 기능이 구현된다는 걸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설령 브라우저로부터 현재 머무는 페이지 정보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해도 보안 문제와 서버 로드 밸런싱이라는 아주 민감한 문제 때문에 쓰지 못할 것 같다. 그럼 다른 트릭으로 저 숫자 즉 현재 페이지를 보는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 방법을 쓰게 될까. 스크립트 분석은 귀찮아서 안했고 가만 보니 숫자가 3~5초 간격으로 계속 변동하던데, 1분 정도 지켜 보니까 숫자가 3~8 사이에서 늘..
발상의 전환과 프로세스 개선 sonyoungki 한의사 손영기 중국 가전 회사 하이얼은 농가에서 유독 세탁기 고장 신고 많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 기계에 끼인 채소 찌꺼기가 원인임을 발견. 농가에서 세탁기를 옷 아닌 채소 씻는 데 사용한 탓. 하이얼은 그런 고객을 탓하지 않고, 채소 씻는 세탁기를 개발하여 히트. 이 짧은 글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발상의 전환이 신상품 개발로 이어진다? 맞는 말이지만 부족한 것이 있다. 회사든 개인이든 단지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그것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장 신고=고객 센터 담당'이라는 도식적 프로세스가 아니라 고객 센터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불만 접수를 신상품 개발 부서에서 검토하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적용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만약 이 사안을 법무팀에서 검토했다..
클라우드와 자유 트위터 타임라인에 올라 온 트윗... hiconcep 정지훈 Jihoon Jeong 최근들어 가장 공들여 쓴 글이지만, 가장 덜 읽힌 글. "클라우드 시대의 자유란?". 역시 어렵고 고민이 필요한 글을 사람들은 싫어한다. health20.kr/2277 health20.kr/2277 가서 읽어 봤다. 인문학적 접근으로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부딪치는 일련의 제도적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짧게 코멘트를 달려다 생각을 정리할 겸 좀 길게 쓰기로 했다. hiconcep님이 '자유'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로 접근했다면 나는 웹 서비스 기획자로서 실제 적용 측면에서 생각했다. 현재 대부분의 웹 서비스는 하나의 도메인(domain)에 묶인 사용자를 기반으로 수익 모델을 구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도메인은 ..
느끼지 못하는 변화 3년 전에 구입한 진공 청소기가 있다. 이 진공 청소기의 내부에는 먼지나 세균을 잡아 준다는 종이 필터가 있는데 3년 동안 한 번도 갈아 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동작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매뉴얼에는 6개월에 한번씩 갈아주라고 조언하고 있었지만 기능에 문제가 없는데 왜 갈아야 하나 싶었다. 게다가 여분의 종이 필터가 어디에 있는 지 찾는 것도 귀찮은 일이었다. 몇 주 전 오븐용 장갑을 찾다 싱크대 구석에서 여분의 종이 필터를 발견했다. 문득 진공 청소기의 필터를 갈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요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에 하려고 그냥 내버려뒀다. 2시간 전, 청소를 하기 위해 진공 청소기를 꺼냈고 종이 필터를 갈아야겠다고 결심했다. 1분도 안되어 종이 필터를 갈고 진공 청소기를 작동시켰다. ..
기획의 기본, 자기 반성 능력 심리학 용어 중 'meta-cognition'이라는 것이 있는데 '자기 반성 능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대방이나 사물과 비교하여 자신을 되돌아 보는 능력을 말한다. 또 다른 말로는 '자아 성찰 능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나는 기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바로 "자기 반성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반성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안정적 지위나 훌륭한 직장, 멋진 업무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반성 능력의 상실하지 않기 위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린 환경이나 극한의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환경 자체가 '자기 반성'을 자꾸 하게 만든다. 물론 대개의 경우는 자기 반성이 아니라 투덜거림이지만...
직관 vs. 경험 한 마을에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비가 올 것을 귀신같이 맞춘다는 마을의 노인을 찾아 갔다. 마을 사람들이 노인에게 물었다, "비가 언제 올 지 가르쳐 주시오" 노인이 대답했다, "오늘은 오지 않을 걸세"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다시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이 다시 대답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을 걸세" 그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다시 노인을 찾아갔다. 노인은 대답했다, "오늘도 비가 오지 않을 걸세" 마을 사람들 중 하나가 노인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망할 노인네 같으니, 비 안 오겠다는 소리는 나도 하겠네! 도대체 비가 언제 올 지 말하란 말이오!" 노인은 대답했다, "비가 올 무렵이면 내 온 몸이 쑤시기 시작하는데 말짱한 걸 보니 오늘은 비가 오지 않을 것이고, 내일은 내일이 되..
직관적인 기획과 방법론 몇 년 전 이 업계에 '인사이트(insight, 직관 혹은 통찰력)'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 단어가 가장 흔하게 쓰였던 경우는 인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였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의 문장이다, "기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있는 훌륭한 인재가 수 백 명의 평범한 인재가 이루지 못하는 일을 하곤 한다.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원은 인재이며 또한 인사이트가 있는 인재는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당시에 나도 몇몇 기업에서 '직관적인 기획'에 대해 강의를 한 적 있다. 강의 말미에 나는 직관적인 기획을 하려면 머리가 터지도록 연구해야 하고 발바닥에서 땀나도록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그리 진지하게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직관적인 기획'에서 자신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