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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신생 서비스와 법률 - 북스캔 서비스




한 때 이용자의 책을 스캐너를 통해 PDF나 JPG같은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주는 사업이 유행한 적 있는데 현재 그 존재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자신이 소유한 책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이 사업은 태생적인 문제가 있었다. 저작권법과 정면 충돌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뻔한 법률적 문제에 대해 사업자들은 "유권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기곤 했다. 그러다 사단이 났다. 올해 5월 몇몇 북스캔 업체가 저작권 위반 혐의로 단속된 것이다. 법원의 위법 판결 후 국내 도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차일피일 단속을 미루며 몇년 간 끌어오던 문제가 가장 나쁜 결과로 끝난 셈이다. 


과연 이게 나쁜 결과일까? 그렇지 않다. 뻔히 문제가 보이는 걸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것이라 무마하며 넘어가다 사업 자체가 사라져 버린 셈이다. 지금도 이런 식으로 현행 법률과 충돌하는 사업 모델을 계획하고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합법적인 부분이 아니라 애매한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틈새 시장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미화될 수 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법률이나 제도가 변화할 수도 있다. 온라인 음악이나 영화 서비스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북스캔 서비스는 그 사용자 자체가 적었고 법률과 충돌하는 부분도 명확했다. 새로운 시장이 생성될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가장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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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5/23/201405239033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