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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쿨러, 잘만테크 CNPS10X PERFORMA 설치기

게임을 하다 렉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CPU 쿨러에서 굉장한 소음이 발생한 지 꽤 시간이 되었다. 인텔 CPU를 구매할 때 번들로 제공된 쿨러를 사용 중이었다. 컴퓨터를 오래 쓰는 편이고 계속 높은 온도가 유지되는 건 CPU 성능이나 수명에 좋을 게 전혀 없어서 사제 CPU 쿨러를 사 볼 생각이었다. 가을이 시작되어 여름에 비해 쿨러의 소음이 조금 덜해졌지만 그래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며칠 전 잘만테크의 저가형 쿨러를 주문했다. 


쿨러를 처음 설치해서 꽤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생각보다 큰 쿨러 때문에 손가락을 움직일 공간이 없어서 정말 끙끙대며 쿨러를 겨우 장착했고 쿨러를 넣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단면에 손가락이 베기도 했다. 게다가 쿨러를 설치한 후 컴퓨터 모니터가 켜지지 않아 당황했다. 나중에 이유를 겨우 알아내고 안도와 함께 좀 짜증스럽기 까지 했다. 사제 쿨러를 설치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텐데 이런 정보를 잘만테크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실망스러웠다. 



1. CPU 쿨러의 크기


아래 사진이 인텔 CPU에 기본 장착되어 있던 쿨러다. 아주 오래전 처음 CPU 쿨러를 봤을 때 이것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잘말테크의 CNPS 10X는 이것보다 높이가 3배 정도 컸다. 실제 모습을 보니 참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다른 종류의 쿨러는 이것보다 큰 것도 있다니 쿨러를 살 때 크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 같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케이스의 크기와 보드의 크기, CPU와 주변 기기 사이의 간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사제 CPU 쿨러도 번들용과 비슷한 크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오판이었다. 


(그림1. 인텔 CPU 번들 쿨러)


(그림 2. 잘만테크 CNPS 10X)


CNPS 10X의 그림에서 빠진 게 있는데 아랫쪽에 CPU에 고정되는 지지대가 붙는다. 이것 때문에 안그래도 크고 높은 쿨러가 1cm 정도 더 높아진다. 



2. CPU 쿨러의 위치


실제 내 컴퓨터에 장착된 쿨러의 모습이다. 보드가 작은 편이라 VGA 카드가 바로 옆에 있고 쿨러 팬이 있는 바로 앞에 2개의 램 슬롯이 있다. 쿨러의 팬이 램과 딱 붙어 버려서 설치를 못할 뻔 했다. 나중에 경고문을 보니 "램 슬롯의 일부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쿨러를 살 때 현재 사용중인 메인 보드의 종류와 설치된 VGA 카드의 종류, 램의 종류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단순히 CPU 유형만 보고 선택한 것이었는데 손가락도 잘 들어가지 않는 저 좁은 틈에서 작업을 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그림 3. 실제 장착된 모습)



결국 설치하다 손가락이 쿨러의 날카로운 단면에 베이고 말았다. CNPS 10X의 방열판은 얇은 철판으로 되어 있는데 처음 손으로 잡아 봤을 때도 날카로운 느낌이 들더니 좁은 틈으로 손가락을 넣어 작업을 하다 베이고 말았다. 쿨러를 처음 설치하는 분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림 4. 베인 손가락)


3. 쿨러 설치 후 컴퓨터 화면이 뜨지 않음


우여곡절 끝에 쿨러의 설치를 끝내고 컴퓨터를 켰는데 화면이 뜨지 않는다. 부팅을 할 때 POST 신호는 분명히 들어오고 심지어 부팅이 끝나서 윈도에 들어간 것 까지 확인이 되는데 화면이 뜨지 않는다. 그렇다고 VGA 카드가 없거나 에러가 났을 때 비프음도 없다. 한참 동안 이런 저런 사항을 확인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나와 비슷한 문제가 없나 싶어 검색을 하는데 이런 내용이 있었다,


"쿨러 청소 후 재장착하며 너무 세게 조인 경우 보드와 VGA 카드 접촉 부분이 이격되는 경우가 있다. 쿨러를 다시 풀고 딱깍 소리가 날 때까지만 살살 조여보라."


잘만테크 쿨러의 경우 조임쇠를 이용해서 고정시키는데 그렇게 세게 조인 것 같지 않아서 처음엔 이런 문제는 아닌 것 같아 VGA 카드를 다시 꽂고 램을 다시 꽂고 온갖 짓을 다 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쿨러를 고정시키는 조임쇠를 다 풀고 약하게 조인 후 부팅을 했다. 부팅이 되었다. 아 정말 속상했다. 아마 이런 팁은 컴퓨터 조립을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한다. 조금 세게 조였다고 이격이 되어 화면이 나타나지 않다니. 에러 비프음도 들리지 않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지금 생각에 VGA 카드와 이격이 아니라 메인 보드의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4. 설치 후 소음과 온도


설치 후 동일한 환경에서 CPU 소음은 확실히 사라졌다. 하긴 번들용 쿨러보다 팬의 크기 자체가 다르고 냉각 성능도 다르니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약하게 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무소음 쿨러도 있는데 이 정도라면 굳이 무소음을 선택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온도도 3D 게임을 12시간 가량 계속 켜 둔 상태에서 40도를 넘지 않으니 양호한 편이다. 



5. 아쉬운 점


앞서 이야기했듯 메인보드와 다른 주변 기기 설치 위치에 따라 설치가 매우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는 걸 분명히 고지했으면 좋겠다. 이미 설치를 해 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처음 해 본 사람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고 좁은 공간에서 설치를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또한 함께 제공되는 렌치의 길이가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 렌치의 길이가 쿨러의 높이와 거의 일치해서 좁은 틈에서 돌리기 매우 힘들었다. 3cm 정도만 더 길어도 좁은 틈으로 렌치를 밀어 넣어서 돌리기 쉬울 것 같다.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 꽤 있었다. 초보자에게 어떻게 설치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서였다. 메인 보드 뒷판에 고정 시키는 백플레이트는 여러 종류의 CPU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크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 점을 설명하지 않아서 왜 이런 모양인지, 자신의 CPU 소켓에 따라 다른 모양의 볼트와 너트를 사용해서 다른 위치에 고정시켜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설명서에 그런 부분을 설명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쿨러와 팬을 고정 시키는 '팬 고정 클립'도 비슷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팬을 쿨러에 고정시키는데 사용하는 클립인데 끼는 방법을 알기 쉽지 않았다. '이게 뭐 어렵다고 그러는거지?'라는 생각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제품 제작자의 입장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이 클립을 어디에 어떻게 끼워야 하는지 알아 내는 게 힘들었다. 결국 박스에 붙어 있는 그림을 보고 따라해서 겨우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림 5. 구성품 내용)